[작성자:] calderwave

  • 안 쓰는 유리병을 소독해 반찬통으로 썼다

    잼이며 소스를 다 먹고 남은 유리병이 싱크대 아래에 잔뜩 쌓여 있었다. 버리자니 아깝고 튼튼해 보여서, 소독해 반찬통으로 써 보기로 했다.

    먼저 병에 붙은 상표부터 떼어 냈다. 미지근한 물에 잠시 담가 두니 종이 상표가 불어서, 손으로 밀자 스르륵 벗겨졌다.

    끈적하게 남은 접착제 자국은 식용유를 조금 묻혀 문질렀다. 기름이 끈끈이를 녹이는지, 문지르니 뭉쳐서 밀려 나왔다.

    상표를 뗀 병을 주방세제로 구석구석 닦았다. 병 안쪽 바닥까지 솔이 든 긴 수세미로 문질러, 남은 내용물과 냄새를 씻어 냈다.

    깨끗이 닦은 병을 끓는 물에 넣어 소독했다. 반찬을 담을 거라 소독을 해 둬야 오래 두고 쓸 수 있다길래, 냄비에 물을 끓여 병을 담갔다.

    유리병이 갑자기 뜨거운 물에 깨질까 봐, 찬물일 때 넣고 함께 데웠다. 물이 끓기 시작한 뒤 몇 분 두었다가 집게로 조심히 건졌다.

    건진 병은 입구가 아래로 가게 엎어 물기를 뺐다. 행주로 닦으면 보풀이 남을 것 같아, 자연히 마르도록 깨끗한 곳에 세워 두었다.

    뚜껑도 따로 씻어 소독했다. 금속 뚜껑은 오래 끓이면 코팅이 상한다길래,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담갔다가 건졌다.

    바싹 마른 병에 깨소금과 말린 나물, 볶은 견과류를 종류별로 나눠 담았다. 투명한 유리라 안에 뭐가 얼마나 들었는지 한눈에 보여서,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찾기가 한결 편했다.

    크기가 다양해서 용도별로 나눠 쓰기 좋았다. 작은 병엔 양념을, 큰 병엔 마른반찬을 담으니 주방 정리까지 덤으로 된 기분이었다.

    뚜껑에 라벨을 붙여 내용물과 담은 날짜를 적어 두니 더 편했다. 비슷한 병이 여러 개라 뭐가 뭔지 헷갈릴 뻔했는데, 이름표를 붙여 두니 냉장고를 열 때마다 한눈에 구분이 돼 꺼내 쓰기 좋았다.

    버릴 뻔한 병이 쓸모 있는 반찬통으로 되살아나니 뿌듯했다. 플라스틱 통보다 냄새도 덜 배니, 앞으로 유리병은 모아 뒀다 소독해 써야겠다.

  • 주방 기름때 낀 타일 벽을 닦았다

    가스레인지 옆 타일 벽을 무심코 만졌다가 손이 끈적했다. 요리할 때 튄 기름이 켜켜이 앉아 누렇게 절어 있어서, 큰맘 먹고 닦기로 했다.

    기름때는 마른행주로 문질러선 잘 안 지워진다. 뜨거운 물과 주방세제를 풀어 불려 가며 닦는 게 낫다길래, 대야에 따뜻한 세제 물을 만들었다.

    세제 물을 적신 행주를 기름때 위에 잠시 붙여 두었다. 굳은 기름이 물기와 세제에 불도록, 몇 분 그대로 두었다가 닦기로 했다.

    불린 자리를 행주로 문지르니 누렇던 기름이 밀리듯 닦여 나왔다. 그냥 문질렀을 땐 꿈쩍도 안 하던 게, 불려 놓으니 스르륵 벗겨졌다.

    타일 사이 줄눈은 헌 칫솔로 문질렀다. 홈이 파인 줄눈에 낀 기름때는 행주로는 안 닿아서, 칫솔로 결을 따라 긁어냈다.

    잘 안 지워지는 오래된 자국에는 베이킹소다를 뿌려 문질렀다. 까슬한 알갱이가 굳은 기름을 갉아 내는지, 문지를수록 타일 본래의 윤기가 드러났다.

    세제와 베이킹소다를 쓴 자리는 맑은 물로 여러 번 헹궈 닦았다. 세제가 남으면 다시 먼지가 들러붙는다길래, 깨끗한 물행주로 마무리했다.

    타일 위쪽 후드 근처는 기름때가 유난히 심했다. 열기가 올라가며 기름이 뭉친 자리라, 세제 물을 두어 번 더 발라 가며 닦았다.

    다 닦은 타일을 마른행주로 훔쳐 물기를 없앴다. 물기를 남기면 자국이 지니, 반짝이도록 한 번 더 닦아 마무리했다.

    누렇던 벽이 하얗게 돌아오니 주방 전체가 환해 보였다. 손을 대도 끈적이지 않으니, 요리할 맛이 날 것 같았다.

    앞으로는 가스레인지 옆 벽에 주방용 시트지나 투명 유리 가림막을 붙여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름이 튀어도 벽 대신 시트만 뜯어 닦으면 되니, 오늘처럼 힘 빼는 큰 청소를 자주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기름때는 쌓이기 전에 닦는 게 제일이라는 걸 절감했다. 앞으로는 요리 뒤 벽에 튄 기름을 그때그때 훔쳐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세탁기 고무패킹 곰팡이를 닦아 냈다

    빨래를 꺼내다 세탁기 문 안쪽 고무패킹을 보니 거뭇한 곰팡이가 잔뜩 껴 있었다. 빨래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던 게 이것 때문인가 싶어, 작정하고 닦기로 했다.

    드럼 세탁기는 문틈 고무패킹 주름 사이에 물이 고여 곰팡이가 잘 핀다고 했다. 우선 패킹을 손으로 젖혀 안쪽 주름을 들여다봤다.

    주름 사이에는 물때와 머리카락, 거뭇한 곰팡이가 뒤엉켜 있었다. 그동안 여기를 한 번도 안 닦았구나 싶어, 보기만 해도 찝찝했다.

    먼저 마른 휴지로 고인 물과 이물질을 걷어 냈다. 젖은 채로 문지르면 곰팡이가 번지기만 할 것 같아, 큰 찌꺼기부터 훔쳐 냈다.

    곰팡이 부분에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을 적셔 두었다. 독한 락스 냄새가 부담스러워서, 우선 순한 방법부터 써 보기로 했다.

    잠시 두었다가 헌 칫솔로 주름 사이를 문질렀다. 좁은 틈에 낀 곰팡이가 칫솔모에 긁혀 조금씩 벗겨져 나왔다.

    잘 안 지워지는 자국은 어쩔 수 없이 곰팡이 제거제를 살짝 썼다. 환기를 하고 장갑을 낀 채, 자국에만 발라 잠시 두었다가 닦아 냈다.

    패킹 주름을 한 바퀴 돌아가며 구석구석 문질렀다. 아래쪽에 물이 고이는 자리가 특히 심해서, 그쪽은 여러 번 반복해 닦았다.

    다 닦은 뒤 맑은 물에 적신 행주로 세제와 약품을 말끔히 훔쳐 냈다. 세탁기에 약품이 남으면 안 될 것 같아, 여러 번 헹궈 닦았다.

    마지막으로 마른행주로 패킹의 물기를 닦고 문을 열어 두었다. 물기가 남으면 도로 곰팡이가 핀다길래, 안쪽까지 바싹 말렸다.

    내친김에 세탁조 클리너를 넣고 통세척 코스도 한 번 돌렸다. 눈에 보이는 패킹만 닦아선 드럼 안쪽 보이지 않는 곳의 냄새가 안 잡힌다길래, 세제 없이 클리너만 넣고 빈 세탁기를 한 바퀴 돌려 두었다.

    거뭇하던 패킹이 뽀얘지니 세탁기 전체가 깨끗해 보였다. 앞으로는 빨래 뒤 문을 열어 말리고, 패킹도 이따금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현관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고 냄새를 잡았다

    현관문을 열 때마다 신발장에서 꿉꿉한 냄새가 올라왔다. 장마철 내내 젖은 신발을 넣어 둔 탓인 것 같아, 신발장을 정리하고 신문지를 깔기로 했다.

    먼저 신발장 안의 신발을 전부 꺼냈다. 안 신는 신발과 한 짝만 남은 것까지 나와서, 이참에 버릴 것과 둘 것을 갈랐다.

    텅 빈 신발장 안을 마른걸레로 닦았다. 바닥에 흙먼지와 모래가 잔뜩 떨어져 있어서, 걸레로 훔치고 문도 활짝 열어 바람을 통하게 했다.

    신발장 선반마다 신문지를 깔았다. 신문지가 습기와 냄새를 빨아들인다길래, 선반 크기에 맞게 접어 한 장씩 깔아 두었다.

    냄새가 심한 신발 안에는 신문지를 뭉쳐 넣었다. 젖었다 마른 운동화 속이 특히 꿉꿉해서, 신문지 뭉치를 넣어 습기를 빨아들이게 했다.

    신발을 도로 넣기 전에 볕에 잠깐 말렸다. 눅눅한 신발을 그대로 넣으면 도로 냄새가 밸 것 같아, 베란다에 한나절 내놓았다.

    남는 신문지는 커피 찌꺼기를 말린 것과 함께 작은 접시에 담아 넣었다. 커피 찌꺼기가 냄새를 잡아 준다길래, 신문지와 같이 두면 낫겠다 싶었다.

    말린 신발을 종류별로 정리해 다시 넣었다. 자주 신는 신발은 손 닿기 좋은 칸에, 철 지난 신발은 위 칸으로 올려 자리를 나눴다.

    정리를 끝내고 문을 닫았다가 한참 뒤 열어 보니, 꿉꿉하던 냄새가 한결 옅어져 있었다. 신문지가 습기를 먹었는지 눅눅한 기운도 덜했다.

    신문지는 눅눅해지면 갈아 줘야 한다길래, 몇 주에 한 번씩 새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어차피 버릴 신문지라 부담 없이 쓸 수 있어 좋았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신문지 몇 장으로 냄새가 잡히니 뿌듯했다. 장마철마다 신발장 냄새로 고생했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줄 몰랐다.

  • 선풍기 날개와 안전망을 분리해 씻었다

    선풍기를 틀 때마다 먼지 냄새가 같이 나는 것 같았다. 안전망을 들여다보니 날개와 망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어서, 분리해 씻기로 했다.

    가장 먼저 선풍기 플러그를 뽑았다. 날개를 만지는 작업이라, 혹시라도 켜지면 위험하니 전원부터 확실히 끊어 두었다.

    앞쪽 안전망을 고정한 클립과 고리를 풀었다. 망 둘레를 잡고 있는 걸쇠를 하나씩 벗기니, 앞망이 통째로 분리됐다.

    가운데 날개를 고정한 캡을 돌려 풀었다. 방향이 헷갈릴까 봐, 돌리기 전에 어느 쪽으로 잠겨 있는지 살펴보고 반대로 돌려 뺐다.

    날개를 빼내니 축 주변에 먼지가 뭉쳐 끼어 있었다. 이게 돌면서 냄새를 풍겼겠구나 싶어, 우선 마른걸레로 뭉친 먼지를 훔쳐 냈다.

    날개와 앞뒤 안전망을 욕실로 가져가 물로 씻었다. 세제를 푼 물에 담가 솔로 문지르니, 뽀얗게 앉았던 먼지가 물에 씻겨 내려갔다.

    날개 하나하나 사이사이를 스펀지로 닦았다. 먼지가 기름기와 엉겨 끈적하게 붙어 있던 곳도, 문지르니 매끈하게 벗겨졌다.

    안전망의 촘촘한 살은 솔로 결을 따라 문질렀다. 살 사이에 낀 먼지가 잘 안 빠져서, 앞뒤로 여러 번 문질러 헹궜다.

    씻은 부품들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바람이 드는 곳에 세워 말렸다. 물기가 남은 채로 조립하면 녹이 슬거나 냄새가 밸 것 같아, 바싹 말렸다.

    다 마른 날개와 망을 분리한 역순으로 다시 조립했다. 날개 캡을 반대로 돌려 잠그고 앞망 걸쇠를 채우니, 처음처럼 단단히 고정됐다.

    플러그를 꽂고 켜 보니 먼지 냄새 없이 시원한 바람만 나왔다. 여름 내내 돌릴 선풍기니, 한 달에 한 번쯤은 이렇게 씻어 줘야겠다 싶었다.

  • 베란다 배수구 트랩을 꺼내 청소했다

    베란다에서 하수구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물을 흘려보내도 잘 안 빠지고 고이길래, 배수구 트랩을 꺼내 청소하기로 했다.

    배수구 덮개를 들어 내니 그 아래 원통 모양 트랩이 끼워져 있었다. 냄새를 막아 주는 부품이라는데, 손으로 돌려 빼니 쑥 빠졌다.

    빼낸 트랩과 덮개에는 머리카락과 먼지, 미끈거리는 이물질이 잔뜩 엉겨 있었다. 이게 물길을 막고 냄새를 풍겼구나 싶어 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엉긴 머리카락 뭉치를 나무젓가락으로 걷어 냈다. 손으로 만지기 꺼림칙해서, 젓가락으로 집어 비닐봉지에 바로 담아 버렸다.

    트랩과 덮개를 솔로 문질러 씻었다. 미끈거리는 게 잘 안 지워져서, 세제를 묻혀 구멍 사이사이까지 빡빡 문질렀다.

    배수구 구멍 안쪽도 솔을 넣어 닦았다. 눈에 안 보이던 안쪽 벽에도 이물질이 껴 있어서, 팔을 넣어 닿는 데까지 문질렀다.

    뜨거운 물을 배수구에 천천히 부어 흘려보냈다. 기름기와 남은 찌꺼기가 뜨거운 물에 씻겨 내려가라고, 주전자로 몇 번 부었다.

    냄새가 심했던 터라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부어 봤다. 부글부글 거품이 일면서 묵은 때가 뜨는 것 같아, 잠시 두었다가 물로 헹궜다.

    깨끗이 씻은 트랩을 물기를 털어 원래 자리에 도로 끼웠다. 방향을 맞춰 돌려 끼우니 딱 맞물려서, 물을 부어 봐도 잘 빠졌다.

    덮개를 덮고 물을 흘려보내니 고이지 않고 쭉쭉 내려갔다. 스멀스멀 올라오던 냄새도 사라져서, 베란다 공기가 한결 개운했다.

    트랩 하나 꺼내 닦았을 뿐인데 냄새와 막힘이 한 번에 해결됐다. 냄새가 나면 방향제로 덮을 게 아니라, 배수구부터 봐야 한다는 걸 배웠다.

  • 구겨진 여름 셔츠를 다림질했다

    옷장에서 여름 셔츠를 꺼냈더니 구김이 잔뜩 가 있었다. 얇은 소재라 그런지 개어 둔 자국까지 골이 지게 선명해서, 이대로는 못 입겠다 싶어 오랜만에 다리미를 꺼냈다.

    다리미판을 펴고 다리미에 물부터 채웠다. 마른 다리미로 밀면 잘 안 펴지고 스팀을 쐬어야 구김이 잘 풀린다길래, 물통 눈금 끝까지 물을 부어 준비했다.

    다리기 전에 셔츠 안쪽 라벨부터 확인했다. 소재마다 견디는 다림질 온도가 다르다는 게 생각나서, 라벨의 표시에 맞춰 온도 다이얼을 중간쯤에 맞췄다.

    다리미가 달궈지는 동안 셔츠를 판 위에 반듯하게 펼쳤다. 구김이 제일 심한 등판을 먼저 펴 놓고, 솔기를 손으로 눌러 대강의 결을 잡아 두었다.

    달궈진 다리미로 스팀을 뿜으며 천천히 밀자 골이 진 주름이 신기할 만큼 반반해졌다. 치익 소리와 함께 천이 매끈하게 펴지는 게 은근히 재미있었다.

    문제는 소매였다. 통이 좁아 다리미판에 끼우기가 어려워서, 소매를 판 끝에 걸쳐 놓고 조금씩 돌려 가며 한 면씩 다렸다. 소매 접힌 선이 두 줄로 나지 않게 신경을 썼다.

    깃은 뒤집어서 안쪽부터 다린 뒤 겉을 다렸다. 깃 끝이 들뜨지 않게 꾹꾹 눌러 주니, 흐물흐물하던 셔츠 전체에 각이 살아났다.

    단추 주변은 다리미 코를 세워 단추 사이사이를 파고들 듯 다렸다. 단추 위로 다리미를 그냥 지나가게 하면 자국이 남고 단추도 상한다길래 조심조심 다뤘다.

    어깨선과 앞판까지 마치고 나니 이마에 땀이 배어 있었다. 선 채로 셔츠 한 장 다리는 게 생각보다 힘이 들어, 다림질도 운동이구나 싶었다.

    다린 셔츠를 옷걸이에 걸어 놓고 한 발 물러나 보니 매장에 걸린 새 옷 같았다. 구김 하나 없이 반듯하니 입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졌다.

    내친김에 남은 셔츠 두 장도 마저 다려 나란히 걸어 두었다. 바쁜 아침에 허둥지둥 다리미를 찾는 것보다, 이렇게 미리 다려 두는 쪽이 훨씬 여유롭겠다 싶었다.

  • 전자레인지를 레몬물로 돌려 청소했다

    전자레인지 문을 열 때마다 묵은 음식 냄새가 훅 끼쳤다. 안을 들여다보니 천장이며 벽에 국물 튄 자국이 누렇게 말라붙어 있어서, 오늘은 작정하고 청소하기로 했다.

    말라붙은 얼룩은 마른행주로 문질러 봐야 잘 안 지워지니, 김을 쐬어 불리는 게 요령이라고 들었다. 마침 냉장고에 레몬이 반 개 남아 있어 그걸 쓰기로 했다.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되는 유리 그릇에 물을 담고 레몬을 저며 넣었다. 남은 즙도 몇 방울 짜 넣으니 향이 도는 그럴듯한 레몬물이 됐다.

    그릇을 안에 넣고 물이 팔팔 끓을 만큼 오 분 가까이 돌렸다. 안쪽 유리문에 김이 뿌옇게 서리면서 물방울이 맺히는 게 밖에서도 보였다.

    다 돌고 나서도 문을 바로 열지 않고 십 분쯤 그대로 두었다. 갇힌 증기가 말라붙은 얼룩을 불리는 시간이라길래, 열고 싶은 걸 참고 기다렸다.

    시간이 되어 문을 여니 레몬 향이 섞인 김이 얼굴로 확 쏟아져 나왔다. 뜨거운 그릇을 마른행주로 감싸 조심히 꺼내 두고, 깨끗한 행주로 천장부터 차근차근 닦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안 지워지던 얼룩이 슥슥 밀려 나왔다. 김에 푹 불어서인지 힘을 별로 주지 않아도 행주에 누런 때가 그대로 묻어났다.

    회전 유리판은 꺼내서 싱크대에서 세제로 따로 설거지했다. 유리판 아래 굴러다니던 부스러기도 털어 내고, 바닥에 눌어붙어 있던 때도 수세미로 몇 번 문지르니 금방 벗겨져 나갔다.

    문 안쪽 유리와 고무패킹 틈새는 행주를 손가락에 감아 훑었다. 틈에 낀 부스러기까지 다 긁어내니 속이 다 시원했다.

    유리판을 다시 끼우고 문을 활짝 열어 잠깐 말렸다. 코를 대 보니 묵은 음식 냄새 대신 은은한 레몬 향이 남아 있어 기분이 좋았다.

    물 한 그릇 돌린 것뿐인데 새것처럼 깨끗해져서 놀랐다. 다음부터는 국물이 튄 날 바로바로 닦아서, 이렇게 눌어붙을 때까지 두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 도마를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소독했다

    여름이라 음식이 상하기 쉬운 때인데, 문득 매일 쓰는 도마가 눈에 걸렸다. 칼자국 골 사이에 뭐가 끼어 있을 걸 생각하니, 세제로 슥 닦는 것만으로는 영 부족하겠다 싶었다.

    어머니가 예전에 도마를 소금으로 벅벅 문지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마침 김장 때 쓰고 남은 굵은소금이 베란다에 한 포대 있어서, 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해 보기로 했다.

    도마를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군 뒤 굵은소금을 넉넉히 뿌렸다. 도마가 젖어 있으니 소금 알갱이가 미끄러지지 않고 표면에 잘 붙어 있었다.

    레몬 반 개로 문지르면 더 좋다는데 마침 없어서, 깨끗한 수세미로 소금을 꾹꾹 눌러 가며 문질렀다. 굵은 알갱이가 칼자국 골을 파고드는 느낌이 손에 그대로 전해졌다.

    칼질이 잦았던 가운데 부분은 소금을 더 뿌려 가며 오래 문질렀다. 소금이 거뭇한 얼룩을 갉아 내는지, 문지를수록 표면이 눈에 띄게 뽀얘졌다.

    문지르고 나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소금기를 씻어 냈다. 소금과 함께 미끈거리던 것까지 다 씻겨 내려가서 도마 표면이 뽀득뽀득해졌다.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 보니 늘 배어 있던 마늘이며 파 냄새가 한결 옅어져 있었다. 세제로만 닦을 때는 며칠을 닦아도 안 빠지던 냄새였다.

    마지막으로 주전자에 끓인 물을 도마 전체에 골고루 부어 마무리했다. 뜨거운 물이 닿자 김이 확 오르는 게 눈에 보여, 제대로 소독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물기를 탈탈 털고 베란다 볕이 드는 자리에 비스듬히 세워 말렸다. 그늘에서 눅눅하게 마르면 도로 세균이 자란다길래, 해가 있는 동안 바싹 마르게 두었다.

    저녁에 바짝 마른 도마를 들이니 색도 냄새도 산뜻했다. 그 위에 오이를 썰어 보니 찜찜한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아 기분까지 개운했다.

    소금 한 줌으로 이만큼 개운해질 줄 몰랐다. 돈 드는 것도 아니니, 여름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 도마를 문질러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낡은 수건으로 발매트를 만들어 깔았다

    오래 써서 얇아지고 뻣뻣해진 수건이 여러 장 쌓여 있었다. 버리자니 아깝고 쓰자니 물도 잘 안 닦여서, 겹쳐서 발매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선 낡은 수건 중에 크기가 비슷한 것들을 골라 두세 장 겹쳤다. 한 장은 얇아 금방 젖으니, 여러 장을 겹치면 물도 잘 먹고 폭신하겠다 싶었다.

    겹친 수건의 네 귀퉁이를 맞춰 반듯하게 정리했다. 크기가 조금씩 달라서, 가장 작은 수건에 맞춰 다른 걸 접어 넣어 크기를 맞췄다.

    겹친 수건이 따로 놀지 않게 가장자리를 바느질로 둘렀다. 바느질이 서툴러 삐뚤빼뚤했지만, 풀리지만 않으면 되니 큰 땀으로 성큼성큼 꿰맸다.

    가운데도 몇 군데 떠서 고정했다. 가장자리만 꿰매면 가운데가 들뜨고 밀린다길래, 안쪽도 군데군데 바느질로 붙여 두었다.

    다 꿰맨 뒤 손으로 눌러 보니 여러 겹이라 제법 폭신했다. 얇은 수건 한 장일 때와 달리, 발로 밟아도 물이 쑥 배어드는 느낌이었다.

    완성한 발매트를 욕실 앞에 깔았다. 샤워하고 나와 밟아 보니 물기가 잘 닦여서, 사 온 발매트 못지않게 쓸 만했다.

    하나 만들고 나니 요령이 생겨서, 남은 수건으로 주방 싱크대 앞에 둘 것도 하나 더 만들었다. 물이 자주 튀는 곳이라 딱 좋았다.

    더러워지면 그냥 세탁기에 돌려 빨면 되고, 너무 낡으면 미련 없이 버리면 되니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버릴 수건으로 만든 거라 부담이 없었다.

    새 발매트를 살까 하던 참이었는데, 버릴 뻔한 수건으로 해결하니 알뜰하게 챙긴 기분이었다. 바느질 솜씨는 없어도 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낡은 수건이 이렇게 요긴하게 되살아날 줄 몰랐다. 수건이 낡으면 버리지 말고 이렇게 겹쳐 매트로 만들어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