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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다닌 미용실이 문을 닫던 날

    같은 미용실을 거의 10년을 다녔다. 처음 갔을 때 대학생이었으니 꽤 오래된 셈이다. 원장님은 내 머리카락이 어느 방향으로 뻗치는지, 어디를 치면 안 되는지를 나보다 더 잘 알았다. 말이 많은 분은 아니었는데, 그 적당한 조용함이 편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예약 없이 들렀다. 그런데 거울 앞에 앉자마자 원장님이 다음 달에 가게를 접는다고 했다. 건물 임대료가 올라서 더는 못 버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동안 가위질 소리만 들렸다.

    머리를 다 자르고 나오는데 평소보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단순히 머리 자르는 곳 하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내 20대의 어떤 부분이 같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좀 과한 생각인 걸 알면서도 그랬다.

    마지막으로 간 날, 원장님은 평소보다 오래 머리를 만져줬다. 계산할 때 천 원을 깎아주면서 “그동안 와줘서 고마웠어요”라고 했다. 나는 멋쩍게 웃기만 하고 별말을 못 했다. 나중에 생각하니 나도 고마웠다고 말할 걸 그랬다.

    지금은 집 근처 다른 곳을 다닌다. 나쁘진 않은데, 매번 내 머리 설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10년이 쌓인 편안함은 그렇게 쉽게 다시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요즘 자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