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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목욕탕에 몇 년 만에 다시 갔다

    집 샤워기로만 씻은 지 한참 됐다는 걸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어릴 땐 주말마다 아버지 손에 끌려 동네 목욕탕에 갔는데, 그게 언제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도 안 났다. 마침 집 근처에 오래된 목욕탕이 아직 영업 중이라길래 큰맘 먹고 가봤다.

    요금이 구천 원이었다. 옛날 생각하면 비싸졌다 싶었는데, 들어가 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평상에 앉아 한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카운터 아주머니가 수건을 두 장 건네주는데 그 풍경이 하나도 안 변했더라.

    탕에 들어가는 순간 어우 소리가 절로 났다. 뜨거운 물에 어깨까지 담그니까 며칠 뭉쳐 있던 게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었다. 책상 앞에 종일 앉아 있느라 굳어 있던 목이 특히 시원했다. 한 십 분 있다가 너무 더워서 냉탕에 발만 담갔는데, 그 온도 차가 또 묘하게 시원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왜 그렇게 탕에 오래 앉아 계셨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았다.

    때를 미는 건 좀 오랜만이라 어색했다. 혼자 등을 미는 게 잘 안 돼서 결국 대충 닿는 데까지만 했다. 옆에서 한 할아버지가 서로 밀어주자고 하셨는데, 쑥스러워서 괜찮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부탁드릴걸 그랬다.

    나와서 마신 바나나우유가 또 별미였다. 목욕탕 우유는 왜 더 맛있는 건지 모르겠다. 머리 말리고 나오니 두 시간이 훌쩍 갔는데, 몸이 솜처럼 가벼웠다.

    샤워야 집에서 매일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푹 담그는 게 필요한 것 같다. 다음엔 등 밀어달라는 부탁도 한번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