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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워부스 유리의 뿌연 물자국을 식초와 신문지로 없앴다

    샤워부스 유리가 어느새 뿌옇게 흐려져 물을 뿌려도 맑아지지 않았다. 유리세정제를 뿌리고 닦아도 마르면 다시 얼룩이 드러나서, 이게 유리 표면에 굳은 물때와 비누때가 겹친 것이라 세정제가 아니라 산과 알칼리를 나눠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방법을 바꿨다.

    먼저 비누때부터 벗겼다. 비누와 샴푸의 기름 성분이 물속 석회와 만나 굳은 것이 비누때인데, 이건 베이킹소다 같은 알칼리가 잘 듣는다고 했다. 베이킹소다에 물을 조금 섞어 반죽을 만들고 부드러운 스펀지로 유리 전체에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거친 수세미는 유리에 흠을 내니 부드러운 면만 썼다.

    헹군 뒤 남은 뿌연 얼룩이 물때였다. 분무기에 물과 식초를 반반 섞어 유리에 뿌리고 십오 분 두었다가, 구겨진 신문지로 닦았다. 신문지는 보풀이 안 나고 잉크가 유리에 미세한 광을 낸다고 해서였는데, 마른 천으로 닦을 때 남던 실오라기와 줄무늬가 사라져 신기했다. 식초가 마르기 전에 닦아야 얼룩이 안 남는다는 것도 몇 번 만에 익혔다.

    유리 아래쪽 물때가 두껍게 굳은 띠는 식초를 적신 키친타월을 붙이고 랩을 덮어 한 시간 두었다. 그 뒤 스크래퍼 대신 플라스틱 카드로 밀어내니 굳은 층이 벗겨졌다. 유리 가장자리 실리콘에 식초가 오래 닿으면 상할 수 있어 그 부분은 물로 바로 헹궜다.

    맑아진 유리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했다. 샤워 뒤 스퀴지로 유리의 물을 위에서 아래로 밀어내면 물이 마르면서 남기는 석회가 없어 얼룩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욕실에 스퀴지를 걸어 두었다. 삼십 초면 끝나는 일이라 부담이 없었고, 일주일에 한 번 식초물 스프레이만 뿌려 닦으면 뿌연 기가 돌아오지 않았다.

    몇 달째 샤워부스 유리가 처음 시공한 때처럼 투명하다. 세정제 한 통보다 식초와 베이킹소다, 신문지와 스퀴지가 더 잘 듣는다는 걸 알고 나니 욕실 청소가 오히려 단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