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꺼내다 세탁기 문 안쪽 고무패킹을 보니 거뭇한 곰팡이가 잔뜩 껴 있었다. 빨래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던 게 이것 때문인가 싶어, 작정하고 닦기로 했다.
드럼 세탁기는 문틈 고무패킹 주름 사이에 물이 고여 곰팡이가 잘 핀다고 했다. 우선 패킹을 손으로 젖혀 안쪽 주름을 들여다봤다.
주름 사이에는 물때와 머리카락, 거뭇한 곰팡이가 뒤엉켜 있었다. 그동안 여기를 한 번도 안 닦았구나 싶어, 보기만 해도 찝찝했다.
먼저 마른 휴지로 고인 물과 이물질을 걷어 냈다. 젖은 채로 문지르면 곰팡이가 번지기만 할 것 같아, 큰 찌꺼기부터 훔쳐 냈다.
곰팡이 부분에는 베이킹소다를 푼 물을 적셔 두었다. 독한 락스 냄새가 부담스러워서, 우선 순한 방법부터 써 보기로 했다.
잠시 두었다가 헌 칫솔로 주름 사이를 문질렀다. 좁은 틈에 낀 곰팡이가 칫솔모에 긁혀 조금씩 벗겨져 나왔다.
잘 안 지워지는 자국은 어쩔 수 없이 곰팡이 제거제를 살짝 썼다. 환기를 하고 장갑을 낀 채, 자국에만 발라 잠시 두었다가 닦아 냈다.
패킹 주름을 한 바퀴 돌아가며 구석구석 문질렀다. 아래쪽에 물이 고이는 자리가 특히 심해서, 그쪽은 여러 번 반복해 닦았다.
다 닦은 뒤 맑은 물에 적신 행주로 세제와 약품을 말끔히 훔쳐 냈다. 세탁기에 약품이 남으면 안 될 것 같아, 여러 번 헹궈 닦았다.
마지막으로 마른행주로 패킹의 물기를 닦고 문을 열어 두었다. 물기가 남으면 도로 곰팡이가 핀다길래, 안쪽까지 바싹 말렸다.
내친김에 세탁조 클리너를 넣고 통세척 코스도 한 번 돌렸다. 눈에 보이는 패킹만 닦아선 드럼 안쪽 보이지 않는 곳의 냄새가 안 잡힌다길래, 세제 없이 클리너만 넣고 빈 세탁기를 한 바퀴 돌려 두었다.
거뭇하던 패킹이 뽀얘지니 세탁기 전체가 깨끗해 보였다. 앞으로는 빨래 뒤 문을 열어 말리고, 패킹도 이따금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