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와 벽 사이 실리콘 줄눈이 어느새 검은 점으로 얼룩덜룩해져 있었다. 락스를 뿌려 문질러 봐도 겉만 살짝 옅어지고 곰팡이는 그대로여서, 실리콘 속까지 파고든 곰팡이는 뿌리기만으로는 안 되고 오래 붙여 두어야 한다는 말에 습포 방식으로 바꿔 봤다.
실리콘은 표면이 매끈해 보여도 미세하게 구멍이 있어 곰팡이 실이 그 안까지 들어간다고 했다. 뿌린 락스는 몇 분이면 흘러내리거나 마르기 때문에 속까지 닿을 시간이 없어서, 락스를 머금은 것을 줄눈 위에 붙여 몇 시간 두는 게 핵심이었다. 먼저 줄눈 주변 물기를 마른 천으로 닦아 락스가 희석되지 않게 했다.
키친타월을 길게 접어 줄눈 폭에 맞춘 뒤 락스에 적셔 줄눈 위에 꼭 붙였다. 락스는 물과 일 대 일로 섞어 썼는데, 원액은 실리콘을 상하게 하고 냄새도 심하다고 해서였다. 그 위에 랩을 덧대 마르지 않게 덮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며 세 시간을 두었다. 락스는 다른 세정제, 특히 산성 세정제와 섞이면 유독 가스가 나온다길래 그날은 다른 세제를 전혀 쓰지 않았다.
세 시간 뒤 랩과 키친타월을 떼어 내니 검은 점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남은 자리는 헌 칫솔에 락스 물을 묻혀 살살 문지르고 물로 충분히 헹궜다. 락스가 남으면 다음에 다른 세정제와 만나 위험하니 헹굼은 아끼지 않았고, 고무장갑과 환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켰다.
키친타월 대신 베이킹소다에 락스 물을 조금 섞어 반죽을 만들어 줄눈에 발라 두는 방법도 있다고 해서 세면대 쪽 짧은 줄눈에 써 봤는데, 반죽이 흘러내리지 않아 세로 줄눈에 특히 편했다. 다만 곰팡이가 실리콘 깊숙이 들어가 검은 기가 끝내 남는 곳은 곰팡이가 죽어도 색소가 남은 것이라, 그런 자리는 실리콘을 걷어 내고 방수·방균 실리콘으로 다시 쏘는 게 답이라고 한다.
이제는 샤워 뒤 줄눈 위 물기를 스퀴지로 밀어 내고 환풍기를 돌린다. 곰팡이는 물기가 남은 자리에서 자라니 물을 남기지 않는 게 습포보다 훨씬 쉬운 관리라는 걸 몇 달 만에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