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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이불을 빨아 바싹 말렸다

    여름 내내 덮은 얇은 이불에 땀이 배어 눅눅하고 냄새도 나는 듯했다. 날이 화창한 김에 큰맘 먹고 빨아서 바싹 말리기로 했다.

    먼저 이불에 붙은 세탁 표시를 확인했다. 물세탁이 되는 소재인지 라벨을 살펴보고, 손빨래가 가능한 걸 확인한 뒤에 시작했다.

    이불이 커서 세탁기에 넣기 버거워, 욕조에 물을 받았다. 통에 다 안 들어갈 것 같아, 애벌빨래로 밟아 빨기로 마음먹었다.

    받은 물에 세제를 풀고 이불을 담갔다. 이불이 골고루 잠기도록 손으로 꾹꾹 눌러 담그고, 세제가 배어들게 잠시 불렸다.

    그런 다음 맨발로 이불을 밟았다. 위에서 꾹꾹 밟으니 뿌연 물이 배어 나와서, 겉보기보다 때가 많았구나 싶었다.

    물을 몇 번 갈아 가며 헹궜다. 밟을 때마다 거품이 나오길래,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물을 새로 받아 헹궜다.

    헹군 이불을 짜는 게 제일 힘든 일이었다. 물을 잔뜩 먹어 무거워서, 몇 겹으로 둘둘 말아 체중을 실어 눌러 물기를 뺐다.

    어느 정도 물을 뺀 뒤 세탁기에 넣어 탈수만 돌렸다. 손으로는 물이 다 안 빠져서, 헹굼 없이 탈수 기능만 잠깐 돌렸다.

    탈수한 이불을 볕 좋은 곳에 넓게 널었다. 두꺼운 부분이 잘 안 마르니, 빨래봉 두 개에 걸쳐 접히지 않게 펴서 말렸다.

    중간중간 이불을 뒤집어 널었다. 한쪽 면만 마르지 않도록, 지나갈 때마다 위아래와 방향을 바꿔 다시 걸었다.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에 두려고 신경 썼다. 눅눅함이 남지 않게, 그늘이 지기 시작하면 볕과 바람이 드는 쪽으로 자리를 옮겨 가며 말렸다.

    저녁 무렵 만져 보니 이불이 바싹 말라 있었다. 두꺼운 속까지 눅눅한 기운 없이 마른 걸 확인하고 걷어 왔다.

    뽀송하게 마른 이불을 덮으니 배어 있던 땀 냄새가 사라져 개운했다. 볕에 말려서인지 냄새만 가신 게 아니라 감촉까지 보송해져, 여름엔 땀을 많이 흘리니 이불도 자주 빨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방충망에 붙은 날벌레 자국을 닦았다

    창문을 여니 방충망에 작은 날벌레들이 붙어 죽어 있는 게 보였다. 여름이라 불빛에 몰려든 벌레가 방충망에 눌어붙은 것이어서, 닦아 내기로 했다.

    날벌레 자국은 마른걸레로 문지르면 뭉개져 더 지저분해진다길래, 물을 묻혀 닦기로 했다. 분무기로 방충망에 물을 뿌려 자국을 불렸다.

    물을 뿌린 뒤 잠시 두었다. 눌어붙은 벌레 자국이 물기에 불어야 잘 떨어진다길래, 마르기 전에 바로 닦으려고 조금만 기다렸다.

    부드러운 스펀지로 방충망을 위아래로 훑었다. 촘촘한 그물이라 세게 문지르면 찢어질까 봐, 힘을 빼고 결을 따라 살살 밀어 냈다.

    물에 불은 벌레 자국이 스펀지에 묻어 나왔다. 마른 채로는 안 떨어지던 게, 물기에 불리니 슥슥 밀려서 개운했다.

    그물눈에 낀 작은 자국은 헌 칫솔로 훑었다. 스펀지로 안 닿는 촘촘한 눈은 칫솔모로 살살 문지르니 조금씩 빠졌다.

    안쪽 면도 뒤집어 닦았다. 바깥 면만 닦고 끝내려다, 안쪽에도 먼지와 자국이 있어서 각도를 바꿔 양면을 훑었다.

    다 닦은 뒤 분무기로 한 번 더 물을 뿌려 헹궜다. 세제 없이 물로만 닦은 거라, 남은 자국을 물로 흘려보내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물기가 흐르도록 잠시 두었다가 마른걸레로 창틀의 물기를 훔쳤다. 방충망은 그대로 두면 바람에 금방 마르니, 창틀만 닦아 두었다.

    깨끗해진 방충망으로 바람이 드니 확실히 개운했다. 자국이 얼룩덜룩하던 게 사라지니 창밖 풍경도 한결 선명하게 보여서, 닦길 잘했다 싶었다.

    여름엔 날벌레가 계속 꼬이니 자주 닦아야겠다 싶었다. 한 번 눌어붙으면 지우기 번거로우니, 눈에 띌 때 바로 물로 닦아 내기로 했다.

    불빛에 벌레가 덜 꼬이게 창가 조명도 조금 손봤다. 밤에 창을 열 땐 방 안 불을 줄이니, 방충망에 달려드는 날벌레가 눈에 띄게 줄었다.

    창문 하나 닦았을 뿐인데 방 전체가 산뜻해진 느낌이었다. 방충망을 깨끗이 해 두니 창을 열어 둘 마음이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