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세탁·의류

  • 장마철 눅눅한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았다

    장마가 시작되니 현관에 들어설 때마다 신발장에서 꿉꿉한 냄새가 올라왔다. 문을 열어 보니 안쪽 벽에 습기가 차 축축했고, 가죽 신발 몇 켤레엔 곰팡이 기운까지 보였다.

    제습제를 살까 하다가, 우선 집에 쌓인 신문지부터 활용해 보기로 했다. 신발장 칸칸이 신문지를 깔고, 자주 안 신는 신발 안에도 구겨 넣었다. 종이가 습기를 잘 빨아들인다는 말을 믿어 보기로 한 거다.

    젖은 채로 신고 들어온 운동화는 따로 빼서 신문지를 두툼하게 뭉쳐 넣었다. 신발 속 물기가 종이로 옮겨 가는지, 다음 날 꺼내 보니 신문지가 눅눅하게 변해 있었다.

    신발장 문도 한동안 활짝 열어 두고 바람을 통하게 했다. 닫아만 두니 습기가 갇혀 냄새가 심해진 것 같아서, 비가 잠깐 그친 틈엔 일부러 열어 환기를 시켰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신문지를 새것으로 갈아 주니 확실히 냄새가 줄었다. 곰팡이가 슬려던 신발도 마른 솔로 털고 닦아 두니 더는 번지지 않았다.

    제습제 없이도 집에 있는 신문지로 이만큼 효과를 보니, 굳이 돈 들일 일도 아니구나 싶었다. 장마가 끝날 때까지는 이대로 신문지를 갈아 가며 버텨 볼 생각이다.

  • 여름 이불을 인견 홑이불로 바꿨다

    밤에 자다가 자꾸 더워서 깼다. 아직 에어컨 켜기엔 이르고, 덮고 자던 솜이불은 어느새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장롱 깊숙이 넣어둔 인견 홑이불을 꺼내기로 했다.

    작년 여름에 쓰고 빨아서 넣어둔 거라 한 번 더 빨아야 할지 고민했다. 냄새를 맡아보니 눅눅한 기운이 살짝 있어서 그냥 베란다에 반나절 널어 바람을 쐬어줬다. 햇볕을 보고 나니 까슬까슬하게 되살아났다.

    저녁에 솜이불을 걷어내고 인견 홑이불을 깔았다. 손바닥으로 쓸어보니 시원하고 매끈한 감촉이 그대로였다. 미끄러질 듯 부드러운 게, 이래서 여름엔 인견이구나 싶었다.

    걷어낸 솜이불은 큼지막한 봉투에 압축해서 넣었다. 부피가 확 줄어드니 장롱 한 칸이 비었다. 이불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방 공기까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덮고 누우니 확실히 달랐다. 살에 닿는 면이 서늘해서 뒤척임이 줄었다. 한밤중에 더워서 깨는 일 없이 아침까지 쭉 잤더니, 다음 날 몸이 개운했다. 솜이불 덮고 잘 땐 새벽마다 발로 이불을 걷어차곤 했는데 그런 일도 없었다.

    이불 하나 바꾼 게 뭐 대수냐 싶었는데, 잠자리가 편해지니 하루 컨디션이 달라졌다. 진작 꺼낼걸 그랬다. 더 더워지기 전에 베갯잇도 시원한 걸로 바꿔야겠다.

  • 안 입는 옷을 당근에 다 내놨더니

    옷장을 열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분명 입을 옷이 없는데 옷장은 미어터졌다. 작년 봄에 큰맘 먹고 산 재킷은 두 번 입고 안 입었고, 살 빠지면 입겠다고 모셔둔 청바지는 3년째 그 자리에 있었다. 어느 주말에 마음먹고 다 꺼내봤더니 안 입은 지 1년 넘은 게 스무 벌이 넘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입지도 않으니, 결국 당근에 올리기로 했다. 처음엔 사진 찍는 게 일이었다. 옷을 옷걸이에 걸어서 벽에 붙여놓고 찍고, 보풀 있는 건 솔직하게 적었다. 가격은 다들 헐값에 올리길래 나도 두세 벌에 만 원, 좋은 건 만 원 안팎으로 매겼다.

    반응이 생각보다 빨랐다. 거의 새 거나 다름없던 코트는 올린 지 10분 만에 채팅이 세 개나 왔다. 동네 카페 앞에서 만나 건네주는데, 사가는 분이 잘 입겠다고 하니까 묘하게 뿌듯했다. 옷이 버려지는 게 아니라 어디 가서 또 입힌다는 게 좋았다.

    물론 안 팔리는 것도 있었다. 유행 지난 무늬 셔츠 같은 건 일주일 내내 조회수만 늘고 아무도 안 찾았다. 그런 건 결국 의류수거함에 넣었다. 솔직히 다 팔겠다는 욕심을 버리니까 마음이 편했다.

    2주 동안 정리하고 보니 통장에 8만 원쯤 들어와 있었다. 큰돈은 아닌데, 안 입던 옷이 돈이 되고 옷장에 빈 공간이 생긴 게 더 컸다. 이제 옷장을 열면 뭐가 있는지 한눈에 보인다.

    그 뒤로는 옷을 살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거 안 입으면 또 당근에 올려야 하는데, 그 귀찮음을 떠올리면 충동구매가 줄더라. 비우는 게 사는 것보다 손이 더 가는 일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