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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자주 안 줘도 되는 스투키, 반년 키워보니

    식물을 키웠다 하면 늘 말려 죽이던 사람이라 화분은 아예 쳐다도 안 봤다. 그런데 스투키는 어지간해선 안 죽는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며 하나 들여 봤다.

    꽃집에서 만 원 정도 주고 샀다. 손가락처럼 삐죽삐죽 올라온 모양이 은근히 귀여웠다. 화분째 창가에 올려 두니 그것만으로도 방 분위기가 살짝 바뀌었다.

    물은 정말 가끔 줬다. 흙이 바싹 마른 걸 확인하고 2주에 한 번 줄까 말까 했는데, 오히려 그게 맞았던 모양이다. 물을 자주 줬으면 뿌리가 썩었을 거라고 하더라.

    그렇게 무심하게 뒀는데도 반년을 멀쩡히 버텼다. 신경을 덜 쓸수록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침 햇살을 받을 때 초록색이 유난히 예뻐 보인다.

    식물 초보한테 이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죽이지 않고 반년을 키웠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덕분에 화분을 하나 더 들여 볼까 하는 마음이 슬슬 생긴다.

  • 베란다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우다 결국 다 보냈다

    봄에 꽃집 앞을 지나다 방울토마토 모종을 샀다. 한 포기에 2천 원. 사장님이 물만 잘 주면 여름엔 따 먹을 수 있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너무 쉽게 믿었다. 베란다에 화분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매일 들여다봤다.

    처음 2주는 정말 잘 자랐다. 키가 쑥쑥 크고 노란 꽃도 폈다. 아침마다 물을 주는 게 하루의 작은 의식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검색해보니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가 상한 거라고 했다.

    물을 줄였더니 이번엔 잎이 축 처졌다. 영양제를 사다 꽂고 분갈이까지 해봤지만, 한 포기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시든 줄기를 뽑아내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욕심을 부려서 그런 것 같았다.

    남은 한 포기에서는 그래도 토마토가 다섯 알 열렸다. 빨갛게 익기를 기다렸다가 따서 물에 씻어 입에 넣었는데, 솔직히 마트에서 산 것보다 맛있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났다.

    지금 베란다엔 빈 화분 두 개가 남아 있다. 내년 봄에 또 살지는 모르겠다. 다만 식물 하나 키우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2천 원짜리 모종이 가르쳐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