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꽃집 앞을 지나다 방울토마토 모종을 샀다. 한 포기에 2천 원. 사장님이 물만 잘 주면 여름엔 따 먹을 수 있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너무 쉽게 믿었다. 베란다에 화분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매일 들여다봤다.
처음 2주는 정말 잘 자랐다. 키가 쑥쑥 크고 노란 꽃도 폈다. 아침마다 물을 주는 게 하루의 작은 의식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검색해보니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뿌리가 상한 거라고 했다.
물을 줄였더니 이번엔 잎이 축 처졌다. 영양제를 사다 꽂고 분갈이까지 해봤지만, 한 포기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시든 줄기를 뽑아내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욕심을 부려서 그런 것 같았다.
남은 한 포기에서는 그래도 토마토가 다섯 알 열렸다. 빨갛게 익기를 기다렸다가 따서 물에 씻어 입에 넣었는데, 솔직히 마트에서 산 것보다 맛있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났다.
지금 베란다엔 빈 화분 두 개가 남아 있다. 내년 봄에 또 살지는 모르겠다. 다만 식물 하나 키우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2천 원짜리 모종이 가르쳐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