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웠다 하면 늘 말려 죽이던 사람이라 화분은 아예 쳐다도 안 봤다. 그런데 스투키는 어지간해선 안 죽는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며 하나 들여 봤다.
꽃집에서 만 원 정도 주고 샀다. 손가락처럼 삐죽삐죽 올라온 모양이 은근히 귀여웠다. 화분째 창가에 올려 두니 그것만으로도 방 분위기가 살짝 바뀌었다.
물은 정말 가끔 줬다. 흙이 바싹 마른 걸 확인하고 2주에 한 번 줄까 말까 했는데, 오히려 그게 맞았던 모양이다. 물을 자주 줬으면 뿌리가 썩었을 거라고 하더라.
그렇게 무심하게 뒀는데도 반년을 멀쩡히 버텼다. 신경을 덜 쓸수록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침 햇살을 받을 때 초록색이 유난히 예뻐 보인다.
식물 초보한테 이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죽이지 않고 반년을 키웠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덕분에 화분을 하나 더 들여 볼까 하는 마음이 슬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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