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베란다 곰팡이랑 한 달을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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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고 일주일쯤 지나니 베란다 벽 모서리에 거뭇한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처음엔 손바닥만 하던 게 며칠 사이 창틀 실리콘까지 번졌다. 빨래를 안에 널어 말리던 탓이 컸다.

일단 마트에서 곰팡이 제거제를 하나 샀다. 4천 원짜리 스프레이였다. 뿌리고 30분 두면 거짓말처럼 까만 게 옅어졌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같은 자리에 또 피어났다. 원인을 안 잡으니 계속 도돌이표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습기가 문제였다. 베란다 문을 거의 닫고 지냈고, 환기를 안 했다. 그날부터 아침저녁으로 30분씩 창문을 활짝 열었다. 비 안 오는 날엔 선풍기를 베란다 쪽으로 돌려 바람을 보냈다.

빨래는 가능하면 건조기에 돌리고, 어쩔 수 없이 널 땐 제습기를 같이 틀었다. 제습기 물통을 비우다 보면 하루에 받아지는 물이 한 통 가득이었다. 그 물을 볼 때마다 그동안 이 습기를 다 안고 살았구나 싶었다. 신발장 안에도 제습제를 몇 개 넣어뒀더니 눅눅하던 냄새가 한결 가셨다.

한 2주쯤 지나니 새로 피는 곰팡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실리콘에 깊게 박힌 자국은 끝까지 안 지워져서, 그 부분은 곰팡이 전용 젤을 발라 하룻밤 덮어뒀다. 다음 날 닦아내니 꽤 옅어졌다.

결국 제거제보다 환기가 답이었다. 약은 이미 핀 걸 지우는 거고, 안 피게 하는 건 결국 바람이었다. 장마가 끝날 때까지 창문 여는 일만큼은 거르지 않을 생각이다. 벽 색이 돌아온 걸 보면 그 30분이 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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