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 물을 틀면 잘 내려가지 않고 한참 고여 있었다. 업체를 부르기 전에, 직접 뚫어 보기로 했다.
세면대가 막히는 건 대개 빠진 머리카락에 비누때가 엉겨 붙어 뭉쳤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약품보다 먼저 그 뭉친 것부터 걷어 내야 한다길래, 물리적으로 꺼내는 것부터 해 보기로 했다.
먼저 배수구 마개를 들어냈다. 마개 아래에 머리카락이 잔뜩 엉겨 있어서, 집게로 최대한 끌어올려 걷어 냈다.
그것만으로도 물이 조금 빠졌다. 눈에 보이는 덩어리를 걷어 내자 고여 있던 물이 서서히 내려가, 남은 안쪽을 마저 뚫기로 했다.
베이킹소다를 배수구에 부었다. 반 컵쯤 흘려 넣어 안쪽 벽에 눌어붙은 때를 불리기로 했다.
그 위에 식초를 부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가 만나면 부글부글 거품이 일며 때를 들뜨게 한다길래, 거품이 배수구를 채우도록 두었다.
십 분쯤 기다렸다. 거품이 좁은 관 안쪽까지 닿아 때를 녹이도록, 서두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흘려보냈다. 펄펄 끓는 물은 관을 상하게 할 수 있다길래, 손을 데지 않을 만큼만 데운 물을 천천히 부어 녹은 때를 씻어 내렸다.
물이 소리를 내며 쭉 빠졌다. 고이지 않고 곧장 내려가는 걸 보니, 안쪽까지 뚫린 게 느껴졌다.
그 뒤로는 거름망을 얹어 두었다. 머리카락이 배수구로 들어가는 걸 막으니, 다시 막히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가끔 뜨거운 물만 한 번씩 흘려보내도 기름때가 덜 쌓였다.
그래도 안 뚫리면 압축기를 썼다. 뭉친 것이 깊을 땐 배수구에 고무 압축기를 대고 몇 번 힘껏 눌러 주니, 물길을 막고 있던 덩어리가 쑥 밀려 내려갔다.
막혔던 세면대가 시원하게 뚫리니 아침마다 개운했다. 결국 막힘은 머리카락이 반이라, 거름망 하나 얹어 두는 것만으로도 한참을 걱정 없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