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바닥 타일은 닦으면 반짝이는데 타일 사이 줄눈이 누렇고 거뭇해서 전체가 지저분해 보였다. 줄눈 전용 세제를 사 볼까 하다가, 베이킹소다와 과산화수소로 반죽을 만들어 바르면 된다는 말을 듣고 집에 있는 것으로 먼저 해 봤다.
줄눈이 누레지는 건 시멘트 성분의 줄눈이 미세하게 구멍이 많아 비누 찌꺼기와 피지, 물속 미네랄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거뭇한 건 그 위에 자란 곰팡이였다. 타일은 표면이 매끈해 닦이지만 줄눈은 때가 안으로 스며 있어 문질러서는 안 빠지고, 스며든 때를 녹여 밖으로 끌어내는 방법이 필요했다.
베이킹소다 반 컵에 과산화수소를 조금씩 부어 치약 정도 되직한 반죽을 만들었다. 과산화수소는 약국에서 파는 3퍼센트짜리를 썼다. 이 반죽을 낡은 칫솔로 줄눈 위에 두툼하게 발랐고, 바르면서 이미 거품이 나며 줄눈 색이 옅어지는 게 보였다. 과산화수소가 곰팡이와 누런 얼룩을 표백하고 베이킹소다가 때를 긁어내는 역할이라고 했다.
바른 채로 20분을 두었다가 칫솔로 줄눈을 따라 문질렀다. 세게 누르지 않아도 누런 물이 배어 나왔고, 특히 샤워기 아래쪽 줄눈에서 나온 물은 갈색이었다. 문지른 뒤 따뜻한 물을 끼얹어 헹구니 줄눈이 원래 회백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검게 곰팡이가 깊이 박힌 두 군데는 한 번 더 반죽을 발라 한 시간을 두니 거의 사라졌다.
주의할 게 있었다. 락스를 같이 쓰면 가스가 생긴다고 해서 락스는 아예 꺼내지 않았고, 창문과 문을 열어 두고 고무장갑을 꼈다. 그리고 반죽이 마르면 하얗게 가루가 남으니 마르기 전에 헹궈야 했다. 대리석이나 색 있는 줄눈에는 과산화수소가 색을 뺄 수 있다고 해서 눈에 안 띄는 구석에 먼저 발라 본 뒤 전체에 썼다.
바닥 전체를 하고 나니 욕실이 새로 시공한 것처럼 밝아졌다. 다시 누레지는 걸 늦추려고 마른 뒤 줄눈 코팅제를 얇게 발랐고, 샤워 뒤에는 바닥 물기를 스퀴지로 걷어 준다.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 그때 색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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