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걸이와 샤워기 걸이에 슨 녹 자국을 식초로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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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수건걸이 밑동과 샤워기 걸이 나사 주변이 주황색으로 얼룩져 있었다. 처음엔 물때인 줄 알고 세제로 문질렀는데 지워지지 않아 자세히 보니 녹이었다. 스테인리스라고 녹이 안 스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고, 철물점에서 식초로 지우면 된다고 해서 해 봤다.

스테인리스가 녹이 슬지 않는 건 표면의 얇은 보호막 덕분인데, 나사나 용접 부위처럼 막이 약한 자리에 물이 오래 고이면 그 틈으로 녹이 시작된다고 했다. 특히 수건걸이 밑동은 젖은 수건에서 떨어진 물이 늘 고이는 자리라 녹이 먼저 생기고, 그 녹물이 타일로 흘러 주황 얼룩을 남긴 것이었다. 식초의 산이 이 녹을 녹여 낸다고 했다.

키친타월을 식초에 적셔 녹슨 자리에 감싸고 랩으로 덮어 두 시간을 두었다. 그냥 뿌리면 금방 흘러내려 효과가 없어서 습포처럼 붙여 둬야 했다. 두 시간 뒤 랩을 벗기니 키친타월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안 쓰는 칫솔로 문지르자 녹이 힘없이 벗겨졌다. 나사 홈에 낀 녹은 이쑤시개로 긁어냈다.

식초로 안 빠진 진한 부분에는 베이킹소다를 식초에 개어 반죽을 만들어 발랐다. 거품이 일면서 반죽이 녹 위에 머무는데, 10분 뒤 문지르니 나머지도 지워졌다. 다만 스테인리스를 철수세미로 긁으면 보호막이 벗겨져 녹이 더 잘 슨다고 해서 부드러운 수세미만 썼다. 타일에 흐른 녹 얼룩은 같은 반죽으로 문질러 없앴다.

다 지운 뒤가 더 중요했다. 식초가 남아 있으면 그 산이 다시 금속을 상하게 하므로 물로 여러 번 헹구고 마른 걸레로 물기를 완전히 닦았다. 그리고 재발을 막으려고 나사 머리와 밑동 틈에 투명 매니큐어를 얇게 발라 물이 못 들어가게 막았다. 몇백 원짜리 매니큐어가 막 역할을 한다고 해서 해 봤는데 효과가 있었다.

석 달이 지났는데 주황 얼룩이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은 샤워 뒤 걸이 밑동을 수건으로 한 번 훔치는 습관이 생겼고, 욕실 선반과 문고리도 같은 방법으로 녹을 지웠다. 녹슨 걸이를 통째로 갈려던 참이었으니 식초 한 병 값으로 해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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