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세면대 아래 수납장 문을 열 때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올라왔다. 안에 든 수건과 휴지에서도 같은 냄새가 났고, 구석 합판에는 검은 점이 번져 있었다. 수납장을 바꿀까 하다가 냄새의 원인이 습기라는 걸 알고 습기부터 잡았더니 냄새가 사라졌다.
욕실 수납장은 샤워할 때 올라온 습기가 문틈으로 들어가 갇히는 자리라고 했다. 문을 닫아 두니 공기가 안 통해 습도가 늘 80퍼센트를 넘고, 그 안의 종이와 천이 습기를 머금어 곰팡이가 자라며 냄새를 낸다는 것이다. 세면대 배수관이 지나가는 수납장은 관에 맺힌 물방울까지 더해져 더 심했다.
먼저 수납장을 다 비우고 안쪽을 과탄산소다 물로 닦았다. 검은 점이 있는 합판은 물 500밀리리터에 과탄산소다 한 큰술을 풀어 뿌리고 10분 뒤 솔로 문질렀고, 헹군 뒤 마른 걸레로 물기를 완전히 닦았다. 배수관 둘레에 맺힌 물방울도 닦았는데, 관 연결부에서 물이 조금씩 새고 있어 테플론 테이프를 감아 조였다. 이 누수가 습기의 절반이었다.
닦은 뒤 문을 열어 둔 채 선풍기를 틀어 반나절 말렸다. 마르기 전에 물건을 넣으면 바로 다시 곰팡이가 생긴다고 해서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그다음 수납장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구석에 습기 제거제를 하나 두었다. 신문지가 습기를 빨아들이고 곰팡이가 생기면 신문지만 갈면 되니 편했다.
물건 넣는 방법도 바꿨다. 여분 휴지와 수건은 수납장에서 빼서 거실 수납장으로 옮기고, 욕실 수납장에는 플라스틱 통에 든 세제와 칫솔 여분처럼 습기에 강한 것만 넣었다. 바닥에 바로 놓지 않고 통에 담아 넣으니 공기가 돌았다. 문은 샤워 뒤 한 시간은 살짝 열어 두어 습기가 빠지게 했고, 환풍기를 샤워 뒤 30분 더 돌렸다.
일주일 뒤 문을 열었을 때 곰팡이 냄새가 나지 않았고, 한 달 뒤 신문지를 갈았을 때도 검은 점이 생기지 않았다. 수납장이 아니라 그 안의 습기가 문제였다는 걸 알고 나니, 욕실의 다른 구석도 같은 눈으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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