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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대야에 대나무 돗자리를 꺼냈다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니 밤에 자다가 자꾸 깼다. 에어컨을 계속 틀자니 전기세도 걱정되고 몸도 뻐근해서, 예전에 쓰던 대나무 돗자리를 꺼냈다.

    베란다 창고에 둘둘 말아 넣어 둔 걸 찾아 꺼내니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물걸레로 앞뒤를 닦고 볕에 잠깐 널어 두었다가 침대 위에 깔았다.

    말려 있던 자국 때문에 끝이 자꾸 들려서, 무거운 책 몇 권을 올려 눌러 놨다. 한참 두니 어느 정도 펴졌다. 손으로 쓸어 보니 서늘하고 매끈한 감촉이 좋았다.

    밤에 그 위에 누워 보니 등에 닿는 느낌이 확실히 시원했다. 이불 없이 얇은 홑이불만 덮고 잤는데도 등이 배기지 않고 시원해서 훨씬 나았다.

    덕분에 그날은 중간에 깨지 않고 쭉 잤다. 에어컨 없이도 이렇게 잘 수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진작 꺼낼 걸, 창고에 처박아 두고 더위에 고생한 게 좀 억울했다.

  • 에어컨 필터를 청소했다

    에어컨을 올여름 처음 켰는데 바람이 영 시원찮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필터 청소를 안 한 지 오래됐다는 게 그제야 생각났다.

    앞판을 양쪽으로 열어 필터를 빼냈다. 먼지가 얇게 막을 이룬 것처럼 뿌옇게 껴 있어서, 이러니 바람이 안 통했겠다 싶었다.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서 좀 민망했다.

    필터를 욕실로 가져가 샤워기로 뒤에서 앞으로 물을 쏘아 먼지를 밀어냈다. 세게 문지르면 망이 상한다길래 살살 헹궜다. 물이 처음엔 뿌옇게 나오다가 나중엔 맑아졌다.

    물기가 마르는 동안 열교환기 쪽 겉면도 마른 수건으로 슥슥 닦았다. 필터가 다 마르길 기다렸다가 원래 자리에 딱 맞게 끼워 넣고 앞판을 닫았다.

    다시 켜 보니 바람 세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냄새도 덜하고 방도 금방 시원해졌다. 필터 하나 닦았을 뿐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앞으로는 여름 시작할 때 꼭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 선풍기를 분해해 청소했다

    선풍기를 틀 때마다 어딘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큰맘 먹고 분해해 청소하기로 했다. 작년에 대충 닦아 넣어 둔 게 마음에 걸리긴 했다.

    앞쪽 안전망은 클립을 젖히니 쉽게 빠졌는데, 날개를 고정한 가운데 캡이 반대로 돌려야 풀린다는 걸 몰라서 한참 헤맸다. 억지로 돌리다 안 되길래 검색해 보고 나서야 방향을 알았다.

    날개를 빼서 보니 먼지가 생각보다 두껍게 껴 있었다. 세면대에 물 받아 주방세제 풀고 안전망이랑 날개를 담가 뒀다가 칫솔로 문질렀다. 날개 하나하나 닦는데 때가 쭉쭉 밀려 나와서 은근 재밌었다.

    몸통은 물에 넣으면 안 되니까 물티슈로 구석구석 닦았다. 다 씻은 부품은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그늘에서 한참 말렸다. 덜 마른 채로 조립하면 안 된다길래 조급함을 참았다.

    다시 조립해 틀어 보니 바람에서 나던 냄새가 사라지고 훨씬 시원하게 느껴졌다. 진작 할 걸 괜히 미뤘다 싶었다. 이제 여름 내내 마음 놓고 틀 수 있겠다.

  • 신발장을 열어 여름 신발을 꺼냈다

    아침에 나가려는데 신을 만한 여름 신발이 안 보여서, 큰맘 먹고 신발장을 통째로 정리했다. 겨울 부츠랑 두꺼운 운동화가 앞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서 여름 신발이 뒤로 밀려나 있었다.

    일단 신발을 다 꺼내 놓고 보니 안 신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놀랐다. 굽 다 닳은 구두,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슬리퍼까지. 몇 켤레는 큰맘 먹고 버리기로 했다.

    겨울 신발은 신문지 뭉쳐 넣어서 안쪽에 넣고, 샌들이랑 여름 운동화를 손 닿는 앞자리로 옮겼다. 정리하는 김에 신발장 바닥도 물티슈로 닦았더니 먼지가 까맣게 묻어 나왔다.

    눅눅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안 쓰는 제습제랑 향 나는 방향제도 구석에 하나씩 넣어 뒀다. 장마철이라 신발장 습기도 신경이 쓰였다.

    정리를 끝내고 문을 닫으니 속이 다 시원했다. 다음부터 신발 찾느라 아침마다 허둥댈 일은 없을 것 같다. 버릴 신발 모아 놓은 봉투만 얼른 내다 버리면 된다.

  • 자전거 체인이 뻑뻑해서 기름칠을 했다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려는데 페달 밟을 때마다 체인에서 끼익끼익 소리가 났다. 뻑뻑하게 돌아가는 게 영 불안해서, 미뤄 두었던 체인 기름칠을 하기로 했다.

    예전에 사 둔 자전거용 체인 오일이 있어서 그걸 꺼냈다. 인터넷에서 보니 기름 치기 전에 체인의 묵은 때부터 닦아 내야 한다고 해서, 헝겊으로 체인을 감싸고 페달을 뒤로 돌리며 시커먼 때를 닦았다.

    생각보다 때가 어찌나 많이 나오던지, 헝겊이 금방 새까매졌다. 이 상태로 계속 탔으니 소리가 날 만도 했다 싶었다. 어느 정도 닦고 나서 체인 마디마디에 오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기름을 친 다음엔 페달을 여러 번 돌려 골고루 스미게 하고, 겉에 흐른 여분은 다시 닦아 냈다. 기름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먼지가 붙는다고 해서 신경 썼다.

    다 하고 나서 한 바퀴 타 봤더니 그 끼익 소리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페달도 훨씬 부드럽게 돌아가서 기분이 좋았다. 별거 아닌 일인데 진작 할걸 싶었다.

  • 폭염에 서큘레이터를 하나 더 샀다

    에어컨을 틀어도 방 안 공기가 골고루 안 시원해서 답답하던 차에, 서큘레이터를 하나 더 샀다. 원래 거실에 한 대 있었는데 방까지 커버가 안 돼서 큰맘 먹고 추가했다.

    매장에서 보니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한참 고민했다. 조용한 게 좋아서 소음 적다는 모델로 골랐는데, 그래도 밤에 틀면 어느 정도 소리는 나겠거니 했다.

    집에 와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쪽에 서큘레이터를 비스듬히 두고 돌려 봤다. 찬 공기를 방 안쪽으로 밀어 준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었다. 구석까지 시원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전기요금이 걱정돼서 에어컨 온도를 좀 높이고 서큘레이터를 같이 돌리는 식으로 써 봤는데, 그렇게 해도 충분히 시원했다. 오히려 이 조합이 더 나은 것 같다.

    밤에 틀어 보니 소음도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진작 하나 더 살걸 그랬다. 올여름은 이걸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 손목이 아파서 버티컬 마우스로 바꿨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니, 언젠가부터 오른쪽 손목이 시큰거렸다. 마우스를 쥔 손이 특히 그랬는데, 저녁이면 손목을 돌릴 때마다 뻐근했다.

    찾아보니 버티컬 마우스라는 게 있었다. 손을 악수하듯 세워서 쥐는 모양이라 손목이 덜 꺾인다고 했다. 반신반의하며 삼만 원대 제품을 하나 주문했다.

    처음 잡았을 땐 어색해서 커서가 자꾸 엉뚱한 데로 갔다. 클릭도 헛나가서, 익숙한 일반 마우스로 되돌릴까 하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그런데 사흘쯤 지나니 손에 익었다. 확실히 손목을 비트는 느낌이 줄어서 편했다. 일주일쯤 쓰고 나니 그 시큰거리던 느낌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모양이 특이해서 옆에서는 신기해하지만, 손목이 아픈 사람이라면 한 번쯤 써 볼 만하다. 진작 바꿀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나한테는 값을 톡톡히 한 물건이었다.

  • 중고 자전거로 출퇴근 한 달, 해보니 어땠나

    버스로 20분 걸리는 거리를 매일 오가는데, 답답한 마음에 중고 자전거를 하나 샀다. 딱 자전거로 다니기 좋은 거리라 진작 살 걸 그랬다 싶었다.

    중고로 육만 원 정도 줬다. 흔한 생활 자전거인데 기어도 잘 먹고 브레이크도 멀쩡해서 값은 아깝지 않았다. 안장 높이만 내 키에 맞게 조금 손봤다.

    첫 주는 다리가 뻐근했다. 안 쓰던 근육을 쓰니 퇴근 후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후들거렸다. 괜히 시작했나 싶은 마음도 잠깐 들었다.

    그런데 2주쯤 지나니 몸이 적응했다. 오히려 아침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게 상쾌해서, 출근길이 한결 덜 지겨워졌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페달을 밟으면 기분이 꽤 괜찮다.

    문제는 비 오는 날이다. 그런 날은 얌전히 버스를 탄다. 전에 무리해서 타다 살짝 미끄러진 뒤로는 욕심을 안 낸다. 한 달 타 보니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되어, 날 좋을 때는 계속 타 볼 생각이다.

  • 물 자주 안 줘도 되는 스투키, 반년 키워보니

    식물을 키웠다 하면 늘 말려 죽이던 사람이라 화분은 아예 쳐다도 안 봤다. 그런데 스투키는 어지간해선 안 죽는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며 하나 들여 봤다.

    꽃집에서 만 원 정도 주고 샀다. 손가락처럼 삐죽삐죽 올라온 모양이 은근히 귀여웠다. 화분째 창가에 올려 두니 그것만으로도 방 분위기가 살짝 바뀌었다.

    물은 정말 가끔 줬다. 흙이 바싹 마른 걸 확인하고 2주에 한 번 줄까 말까 했는데, 오히려 그게 맞았던 모양이다. 물을 자주 줬으면 뿌리가 썩었을 거라고 하더라.

    그렇게 무심하게 뒀는데도 반년을 멀쩡히 버텼다. 신경을 덜 쓸수록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침 햇살을 받을 때 초록색이 유난히 예뻐 보인다.

    식물 초보한테 이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죽이지 않고 반년을 키웠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 덕분에 화분을 하나 더 들여 볼까 하는 마음이 슬슬 생긴다.

  • 복날이라 삼계탕을 끓였다

    초복이 낼모레라길래 삼계탕을 끓이기로 했다. 사 먹으면 편하지만 식구 수대로 사려니 값이 만만찮아서, 닭 두 마리를 사다 집에서 끓여 보기로 했다.

    닭은 뱃속을 깨끗이 씻고 꽁지 쪽 기름을 떼어 냈다. 불려 둔 찹쌀에 마늘과 대추를 섞어 뱃속에 채우고, 벌어지지 않게 다리를 실로 묶었다. 삼계탕용 약재 봉지가 있어서 큰 냄비에 함께 넣었다.

    물을 넉넉히 붓고 센 불에 올렸다. 끓어오르면서 뜨는 거품과 기름을 국자로 걷어 내니 국물이 점점 맑아졌다. 그 뒤로 불을 줄여 한 시간 가까이 뭉근하게 고았다.

    부엌에 마늘과 대추 냄새가 구수하게 퍼질 때쯤 젓가락으로 다리를 찔러 보니 살이 쑥 들어갔다. 다 익은 것 같아 불을 끄고, 그릇에 한 마리씩 담아 국물을 부었다.

    소금과 후추를 조금 넣어 간을 하고 한 술 떠먹으니 국물이 진하고 뜨끈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는데도 먹고 나니 속이 든든했다. 복날마다 사 먹었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끓여도 되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