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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장을 쳤다

    밤마다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불을 끄면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서, 안 되겠다 싶어 서랍 깊이 넣어 뒀던 모기장을 꺼냈다.

    사각으로 펼쳐서 천장에 거는 방식이라 처음엔 어디에 걸어야 하나 고민했다. 다행히 침대 네 귀퉁이 위쪽으로 고리를 걸 데가 있어서, 끈을 늘여 하나씩 매다니 텐트처럼 지붕이 생겼다.

    다 치고 나서 안에 들어가 보니 아늑한 게 묘하게 안심이 됐다. 혹시 안에 모기가 같이 갇혔을까 싶어 손전등으로 구석구석 비춰 보고, 한 마리 잡고 나서야 마음 놓고 지퍼를 내렸다.

    누워서 보니 얇은 망 사이로 선풍기 바람도 잘 통했다.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아늑하고, 무엇보다 귓가에 앵앵대는 소리가 사라지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그날 밤은 오랜만에 깨지 않고 푹 잤다. 진작 꺼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기약을 뿌리는 것보다 마음도 편하고 냄새도 없어서, 여름 동안은 계속 치고 자기로 했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청소했다

    선풍기를 틀었는데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유난히 텁텁했다. 앞망을 들여다보니 날개마다 먼지가 뿌옇게 앉아 있어서, 큰맘 먹고 분해해서 청소하기로 했다.

    먼저 콘센트를 뽑았다. 앞망은 옆에 걸린 고리를 벗기니 툭 떨어졌고, 가운데 캡을 돌려 빼자 날개가 쑥 빠졌다. 생각보다 구조가 단순해서 설명서 없이도 어렵지 않게 뜯었다.

    날개와 앞뒤 망을 욕실로 가져가 물을 뿌렸다. 주방 세제를 조금 풀어 스펀지로 문지르니 그동안 쌓인 먼지가 거뭇하게 씻겨 내렸다. 특히 날개 뒤쪽에 기름때처럼 눌어붙은 먼지가 많아 손이 갔다.

    다 씻은 부품은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베란다에서 한참 말렸다. 모터 쪽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길래 본체는 물로 씻지 않고 물티슈로만 닦아 냈다.

    바짝 마른 뒤 다시 조립해 틀어 보니, 바람 소리가 한결 깔끔해지고 냄새도 사라졌다. 진작 할 걸 그랬다 싶었다. 이왕 하는 김에 다음 주엔 다른 방 선풍기도 뜯어 씻어야겠다.

  • 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내려 먹었다

    날이 더우니 하루에도 몇 잔씩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 마시게 됐는데, 그 값이 쌓이니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집에 있던 캡슐 머신을 꺼내 직접 내려 먹어 보기로 했다.

    먼저 큰 컵에 얼음을 가득 채웠다. 얼음이 적으면 금방 녹아 밍밍해진다길래, 넘칠 만큼 넉넉하게 담고 찬물도 반쯤 부어 두었다.

    캡슐을 넣고 진하게 한 잔을 뽑았다. 뜨거운 에스프레소가 얼음 위로 떨어지자 지지직 소리를 내며 얼음이 살짝 녹았고, 컵 안에서 검은 커피가 물과 섞여 갔다.

    숟가락으로 저으니 색이 고르게 퍼졌다. 한 모금 마셔 보니 사 먹던 것보다 좀 연한 것 같아, 다음 잔은 캡슐을 하나 더 넣어 진하게 뽑아 봤다.

    두 번째 잔은 딱 내가 좋아하는 진하기였다. 얼음이 서걱거리는 시원한 커피를 소파에 앉아 마시니,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게 편하고 좋았다.

    계산해 보니 사 먹는 것보다 한참 싸게 먹은 셈이었다. 컵만 씻으면 되니 생각보다 번거롭지도 않아서, 당분간은 집에서 내려 먹는 재미로 여름을 날 것 같다.

  • 방충망 구멍을 보수 테이프로 막았다

    밤마다 어디로 들어오는지 모기가 자꾸 보여서 창문을 살펴봤더니, 방충망 한쪽 귀퉁이가 찢어져 구멍이 나 있었다. 새로 갈기엔 아까워서 보수 테이프로 막아 보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방충망용 보수 스티커를 하나 사 왔다. 구멍보다 넉넉하게 잘라 붙이면 된다길래 별거 아니겠거니 했는데, 막상 하려니 위치 잡기가 애매했다.

    찢어진 부분 주변을 마른 걸레로 먼저 닦았다. 먼지가 있으면 잘 안 붙는다고 해서, 그물코 사이사이 낀 먼지까지 털어 내고 나서 스티커를 뗐다.

    안쪽과 바깥쪽에서 맞붙이는 방식이라, 한 장을 안에 대고 다른 한 장을 밖에서 맞춰 눌렀다. 그물 무늬가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구멍은 확실히 가려졌다.

    손으로 꾹꾹 눌러 가장자리까지 붙이고 나니, 멀리서 보면 티도 안 날 만큼 깔끔했다. 새 방충망을 다는 수고에 비하면 몇 분 만에 끝난 셈이다.

    그날 밤은 확실히 모기가 안 보였다. 별것 아닌 구멍 하나가 그동안 통로였구나 싶어서, 다른 창문 방충망도 이참에 죽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열무김치를 담가 봤다

    여름엔 열무김치에 국수 말아 먹는 게 최고라, 시장에서 열무 한 단을 사 왔다. 담그는 게 어렵다고들 해서 미뤄 왔는데, 큰맘 먹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열무를 다듬는 것부터 일이었다. 시든 잎을 떼고 적당히 잘라 씻는데, 풋내가 난다길래 너무 박박 문지르지 않게 조심조심 헹궜다.

    소금을 뿌려 살짝 절이는데, 얼마나 절여야 하는지 감이 없었다. 줄기가 조금 휘어질 만큼만 두면 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중간중간 만져 보다가 적당할 때 헹궈 물기를 뺐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밀가루풀을 조금 넣어 만들었다. 풀을 쑤어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게 익는다길래 처음으로 따라 해 봤는데, 되기 조절이 은근 어려웠다.

    절인 열무에 양념을 살살 버무렸다. 힘주어 섞으면 풋내가 난다고 해서, 무치듯이 조심스럽게 뒤적였더니 그럴듯한 열무김치 모양이 나왔다.

    통에 담아 하루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이틀 뒤 맛을 보니 아직 덜 익었지만 칼칼하고 시원한 게 방향은 맞는 것 같아, 며칠 더 익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아 습기를 잡았다

    장마철이 되니 현관 신발장을 열 때마다 꿉꿉한 냄새가 확 끼쳤다. 안쪽 신발에 곰팡이라도 필까 봐, 예전에 들었던 신문지로 습기 잡는 법을 해 보기로 했다.

    우선 신발을 다 꺼내 신발장을 비웠다. 바닥에 먼지와 흙이 제법 쌓여 있어 마른걸레로 쓱 닦아 내고, 눅눅한 신발 몇 켤레는 밖에 잠깐 내놓아 바람을 쐬었다.

    신발장 각 칸 바닥에 신문지를 접어 깔았다. 신문지가 습기를 빨아들인다길래 반신반의했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칸칸이 깔아 두었다.

    냄새가 심한 신발 안에는 신문지를 구겨 넣었다. 종이가 신발 속 물기를 먹어 준다고 해서, 특히 오래 신어 눅눅한 운동화에 꼼꼼히 채워 넣었다.

    며칠 뒤 신문지를 들춰 보니 축축하게 눅어 있었다. 그만큼 습기를 빨아들였다는 뜻이라 신기했고, 새 신문지로 갈아 주니 다시 뽀송해졌다.

    확실히 문을 열 때 나던 그 꿉꿉한 냄새가 한결 덜했다. 돈 드는 제습제 없이도 이렇게 효과를 보니, 장마 동안은 신문지를 부지런히 갈아 줘야겠다 싶었다.

  • 수박을 통째로 사서 화채를 만들었다

    날이 푹푹 찌니 시원한 게 당겨서, 마트에서 수박을 한 통 사 왔다. 반통씩 파는 것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통으로 사서 화채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무거운 수박을 낑낑대며 들고 와 반으로 갈랐더니, 속이 빨갛게 잘 익어 있어 다행이었다. 자르는 순간 나는 그 시원한 소리와 향에 벌써 더위가 가시는 듯했다.

    숟가락으로 과육을 동그랗게 파내려 했는데, 전용 스쿱이 없어 그냥 큼직하게 썰어 넣었다. 모양은 투박해도 맛은 똑같겠지 하며 그릇 가득 담았다.

    거기에 차가운 우유를 붓고 사이다를 조금 더했다. 단맛이 부족할까 봐 걱정했는데, 수박이 달아서 따로 설탕을 넣을 필요가 없었다.

    얼음을 몇 개 띄우니 그럴듯한 화채가 됐다. 한 국자 떠먹어 보니 수박은 아삭하고 국물은 달큰해서, 사 먹는 것 부럽지 않았다.

    온 식구가 둘러앉아 한 그릇씩 비우니 금세 바닥이 났다. 남은 수박은 잘라 냉장고에 넣어 뒀는데, 이 더위엔 화채만 한 게 없다 싶어 며칠은 더 해 먹을 것 같다.

  • 냉장고 야채칸을 비우고 정리했다

    냉장고에서 물큰한 냄새가 나길래 열어 보니, 야채칸 안쪽에서 잊고 있던 채소가 물러 있었다. 이참에 야채칸을 통째로 비우고 정리하기로 했다.

    하나씩 꺼내 보니 언제 넣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것들이 나왔다. 시들어 흐물해진 상추며, 끝이 물러진 오이를 보니 그동안 얼마나 방치했나 싶어 민망했다.

    칸을 아예 빼내 싱크대에서 씻었다. 바닥에 눌어붙은 채소 물이며 얼룩을 닦아 내니, 뿌옇던 플라스틱이 다시 투명해져서 닦는 맛이 났다.

    물기를 말리는 동안 남길 채소를 골랐다. 멀쩡한 것들은 키친타월로 감싸 봉지에 담았다. 이렇게 해 두면 물기가 덜 생겨 오래간다고 해서 처음으로 따라 해 봤다.

    마른 야채칸을 다시 끼우고 정리한 채소를 세워서 담으니, 뭐가 있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눕혀 쌓아 두던 때는 늘 아래 있는 걸 잊었는데, 세워 두니 확실히 나았다.

    냉장고 문을 닫으니 냄새도 가시고 속이 시원했다. 채소를 썩혀 버리는 게 결국 돈 버리는 거였는데, 앞으로는 야채칸부터 자주 들여다봐야겠다 싶었다.

  • 눅눅해진 김을 프라이팬에 다시 구웠다

    선물 받은 김을 아껴 두고 먹다가, 어느 날 꺼내 보니 눅눅해져 있었다. 봉지를 대충 접어 둔 게 화근이었는지 특유의 바삭함이 사라져 눅진했다.

    버리자니 아까워서, 눅눅한 김은 다시 구우면 살아난다는 말이 떠올랐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프라이팬을 꺼냈다.

    기름 없이 마른 팬을 약한 불에 올리고, 김을 한 장씩 올려 앞뒤로 데우듯 구웠다. 불이 세면 금방 탄다길래 최대한 약하게 하고 계속 뒤집었다.

    몇 번 뒤집으니 눅눅하던 김이 다시 바스락거리기 시작했다. 색도 진해지고 향도 살아나서, 정말 되살아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구운 김을 한 장 찢어 먹어 보니 처음 샀을 때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바삭했다. 버릴 뻔한 걸 살렸다고 생각하니 괜히 알뜰해진 기분이었다.

    다 구운 김은 이번엔 밀폐용기에 방습제와 함께 넣어 뒀다. 진작 이렇게 보관했으면 눅눅해질 일도 없었을 텐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싶다.

  • 화장실 타일 줄눈에 낀 곰팡이를 락스로 닦았다

    장마철이 되니 화장실 타일 줄눈이 거뭇거뭇해졌다. 물때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곰팡이라, 더 번지기 전에 잡아야겠다 싶었다.

    락스를 물에 희석해 쓰기로 하고, 냄새가 독하니 창문을 열고 환풍기부터 돌렸다. 고무장갑을 끼고 마스크까지 하고 나서야 시작했다.

    줄눈에 희석한 락스를 바르고, 그 위에 화장지를 덮어 한동안 두었다. 이렇게 하면 락스가 흘러내리지 않고 오래 붙어 있어 곰팡이가 잘 빠진다고 해서다.

    삼십 분쯤 지나 화장지를 떼고 칫솔로 문질렀더니, 거뭇하던 줄눈이 눈에 띄게 하얘졌다. 문지르는 족족 때가 벗겨져 나오는 게 은근 통쾌했다.

    물로 깨끗이 헹구고 환기를 한참 더 시켰다. 락스 냄새가 빠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뽀얘진 줄눈을 보니 애쓴 보람이 있었다.

    확실히 곰팡이는 초반에 잡는 게 낫구나 싶었다. 앞으로는 샤워 뒤에 물기만 잘 닦아 둬도 덜 생긴다고 하니, 부지런히 신경 써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