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할 때마다 물이 늦게 빠지고, 싱크대 쪽에서 쿰쿰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배수구 거름망에 음식물이 잔뜩 낀 게 분명해서, 계속 미루던 거름망 청소를 오늘은 하기로 했다.
거름망을 들어 올리자 예상대로 음식물 찌꺼기가 그득 차 있었다. 물에 불어 미끌거리는 데다 냄새까지 확 올라와서, 얼른 해치우자는 마음으로 우선 고무장갑부터 챙겨 꼈다.
거름망을 뒤집어 안에 든 찌꺼기를 음식물 봉투에 탈탈 털어 냈다. 물기가 많으면 냄새도 심하고 무게도 나가니, 손으로 꾹 눌러 물을 어느 정도 뺀 뒤에 봉투에 담았다.
비운 거름망을 들여다보니 그물망 사이사이에 미끈한 이물질이 얇게 껴 있었다. 손으로는 잘 닦이지 않아서 헌 칫솔을 가져와 구석구석 문질러 닦기 시작했다.
칫솔에 주방세제를 묻혀 그물코를 하나하나 훑듯이 닦았다. 미끌거리던 막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손끝에 뽀득한 느낌이 날 때까지 앞뒤로 꼼꼼히 문질렀다.
거름망만 닦기 아쉬워서 배수구 안쪽 벽도 솔로 닦아 냈다. 평소 눈에 안 보이던 벽에도 미끈한 물때가 잔뜩 껴 있어서, 솔을 넣어 빙빙 돌려 가며 문질러 헹궜다.
어느 정도 닦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남은 기름기를 녹여 흘려보냈다. 뜨거운 물이 지나가자 미끈함이 확 줄고 물 빠지는 소리도 한결 시원해져서, 막힘이 풀린 게 바로 느껴졌다.
마무리로 배수구에 베이킹소다를 조금 뿌려 두었다. 냄새를 잡아 주고 다음에 덜 낀다길래, 자기 전에 뿌려 두면 아침에 훨씬 개운하겠다 싶어서였다.
깨끗해진 거름망을 도로 끼우고 물을 틀어 보니, 이제 고이지 않고 바로바로 빠졌다. 스멀스멀 올라오던 냄새도 사라져서 부엌 공기 자체가 한결 나아진 느낌이었다.
며칠만 방심해도 금세 다시 차는 게 음식물 찌꺼기라, 앞으로는 자주 비워 줘야겠다 싶었다. 미룰수록 더 미끌거리고 냄새도 지독해져서, 손대기가 더 싫어진다는 걸 새삼 느꼈다.
별것 아닌 청소인데 하고 나니 마음까지 개운했다. 매일 쓰는 곳일수록 이렇게 조금씩 자주 챙기는 게 결국 편한 길이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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