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자마자 휴대폰부터 들여다보는 게 습관이었다. 알람을 끄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대로 누워서 뉴스랑 영상까지 보다 보면 삼십 분이 훌쩍 갔다. 일어나기도 전에 머리가 시끄러워지는 그 기분이 싫었다.
그래서 라디오를 다시 켜보기로 했다. 안 쓰던 작은 라디오가 서랍에 있어서 건전지만 갈아 끼웠다. 주파수를 맞추는데 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니까 그것도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아침 방송을 틀어두니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진행자가 날씨 얘기하고, 청취자 사연 읽어주고, 사이사이 노래가 나오는데 그게 화면 없이 귀로만 들어오니까 마음이 한결 느긋했다. 한 번은 내 또래쯤 되는 사람의 출근 사연이 나왔는데, 괜히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어 피식 웃었다. 휴대폰처럼 나를 붙잡아두지 않는 게 제일 좋았다.
처음 며칠은 그래도 손이 자꾸 휴대폰으로 갔다. 사연을 듣다가도 무심코 화면을 켜고 있더라. 그럴 때마다 다시 내려놓고 라디오 소리에 집중하려고 애를 좀 썼다.
좋은 점은 그 사이에 다른 걸 한다는 거였다. 라디오 들으면서 이불 정리하고, 물 한 잔 마시고, 창문도 열고. 화면을 안 보니까 손이 자유로워서 아침에 하는 일이 늘었다.
모든 아침을 이렇게 보내진 못한다. 늦잠 잔 날은 그냥 정신없이 나가니까. 그래도 여유 있는 날 아침에 라디오를 켜두면, 하루를 좀 더 사람답게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