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정보

  • 여름 이불로 바꾸며 겨울 이불을 압축팩에 넣었다

    아침저녁으로도 더워지길래, 두꺼운 겨울 이불을 이제 넣어야겠다 싶었다. 얇은 여름 이불을 꺼내면서 겨울 이불은 압축팩에 넣기로 했다.

    압축팩에 이불을 욱여넣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도톰한 극세사 이불이라 지퍼를 잠그는데 자꾸 삐져나와서, 무릎으로 누르며 겨우 잠갔다.

    청소기를 물려 공기를 빼는데, 이불이 쪼그라들며 납작해지는 게 은근 재미있었다. 빵빵하던 게 절반도 안 되게 줄어드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다만 청소기를 떼는 순간 공기가 도로 들어갈까 봐 조마조마했다. 마개를 재빨리 닫긴 했는데, 며칠 두고 봐야 제대로 됐는지 알 것 같다.

    납작해진 이불을 장 위 칸에 밀어 넣으니 공간이 훌쩍 남았다. 늘 이불로 꽉 차 답답하던 칸이 정리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여름 이불로 바꿔 덮고 누우니 한결 가벼웠다. 계절 바뀔 때마다 하는 일인데도, 이불 정리를 끝내면 왠지 여름 맞을 준비를 다 한 기분이 든다.

  • 현관 방충망에 난 구멍을 보수 테이프로 막았다

    밤마다 모기가 들어와 잠을 설치길래 어디로 들어오나 살폈더니, 현관 옆 작은 창 방충망에 손가락만 한 구멍이 나 있었다. 언제 뚫렸는지도 모르게 망이 찢어져 벌어진 상태였다.

    망을 통째로 갈자니 일이 커질 것 같아, 우선 철물점에서 방충망 보수용 테이프를 사 왔다. 구멍보다 넉넉하게 잘라 안팎으로 붙이면 된다고 해서, 가위로 네모나게 잘랐다.

    붙이기 전에 구멍 둘레의 먼지를 마른 수건으로 닦았다. 먼지가 남으면 테이프가 잘 안 붙는다고 해서다. 찢어져 삐죽 나온 망 가닥은 가위로 정리해 평평하게 만들었다.

    테이프를 구멍에 맞춰 안쪽에 한 장, 바깥쪽에 한 장 붙여 양면으로 눌러 줬다. 손끝으로 가장자리를 꾹꾹 눌러 들뜨지 않게 하니 제법 단단히 고정됐다.

    멀리서 보면 살짝 표가 나긴 해도, 모기를 막는 게 우선이라 그 정도는 눈감기로 했다. 망 색깔과 비슷한 테이프라 생각보다 티가 덜 났다.

    그날 밤은 모기 소리에 깨지 않고 푹 잤다. 망 하나 갈 생각에 며칠을 미뤘는데, 테이프 한 장으로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일이었나 싶어 진작 할 걸 그랬다.

  • 수박을 한 통 사서 깍둑썰기로 소분해 얼렸다

    날이 더워 수박 한 통을 통째로 샀는데, 둘이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았다. 며칠 두고 먹다 보면 늘 끝물엔 맛이 가서 버리기 일쑤라, 이번엔 아예 손질해 두기로 했다.

    수박을 반으로 가르고, 또 그걸 큼직하게 쪼갠 다음 껍질을 따라 칼을 넣어 과육만 발라냈다. 빨간 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깍둑깍둑 썰다 보니 도마가 금세 수박 물로 흥건해졌다.

    썬 수박은 절반쯤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바로 먹을 몫으로 두고, 나머지는 지퍼백에 평평하게 펴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 뭉치지 않게 한 김 펴서 얼리는 게 요령이라고 들어서 그대로 해 봤다.

    몇 시간 뒤 얼린 수박을 하나 꺼내 먹어 보니, 살얼음이 낀 채로 와그작 씹히는 게 셔벗 같았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우유에 갈면 수박 스무디가 될 것 같았다.

    냉장 칸의 수박도 깍둑 썰어 두니 포크로 콕콕 집어 먹기 편했다. 통째로 둘 때처럼 매번 칼을 꺼내 자를 필요가 없으니 손이 훨씬 자주 갔다.

    버리는 것 없이 한 통을 알뜰하게 갈무리하니 마음이 든든했다. 더울 때 냉동실에서 얼린 수박 한 줌 꺼내 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다음에 또 이렇게 해 둬야겠다.

  • 장마철 눅눅한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았다

    장마가 시작되니 현관에 들어설 때마다 신발장에서 꿉꿉한 냄새가 올라왔다. 문을 열어 보니 안쪽 벽에 습기가 차 축축했고, 가죽 신발 몇 켤레엔 곰팡이 기운까지 보였다.

    제습제를 살까 하다가, 우선 집에 쌓인 신문지부터 활용해 보기로 했다. 신발장 칸칸이 신문지를 깔고, 자주 안 신는 신발 안에도 구겨 넣었다. 종이가 습기를 잘 빨아들인다는 말을 믿어 보기로 한 거다.

    젖은 채로 신고 들어온 운동화는 따로 빼서 신문지를 두툼하게 뭉쳐 넣었다. 신발 속 물기가 종이로 옮겨 가는지, 다음 날 꺼내 보니 신문지가 눅눅하게 변해 있었다.

    신발장 문도 한동안 활짝 열어 두고 바람을 통하게 했다. 닫아만 두니 습기가 갇혀 냄새가 심해진 것 같아서, 비가 잠깐 그친 틈엔 일부러 열어 환기를 시켰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신문지를 새것으로 갈아 주니 확실히 냄새가 줄었다. 곰팡이가 슬려던 신발도 마른 솔로 털고 닦아 두니 더는 번지지 않았다.

    제습제 없이도 집에 있는 신문지로 이만큼 효과를 보니, 굳이 돈 들일 일도 아니구나 싶었다. 장마가 끝날 때까지는 이대로 신문지를 갈아 가며 버텨 볼 생각이다.

  • 여름 이불을 인견 홑이불로 바꿨다

    밤에 자다가 자꾸 더워서 깼다. 아직 에어컨 켜기엔 이르고, 덮고 자던 솜이불은 어느새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장롱 깊숙이 넣어둔 인견 홑이불을 꺼내기로 했다.

    작년 여름에 쓰고 빨아서 넣어둔 거라 한 번 더 빨아야 할지 고민했다. 냄새를 맡아보니 눅눅한 기운이 살짝 있어서 그냥 베란다에 반나절 널어 바람을 쐬어줬다. 햇볕을 보고 나니 까슬까슬하게 되살아났다.

    저녁에 솜이불을 걷어내고 인견 홑이불을 깔았다. 손바닥으로 쓸어보니 시원하고 매끈한 감촉이 그대로였다. 미끄러질 듯 부드러운 게, 이래서 여름엔 인견이구나 싶었다.

    걷어낸 솜이불은 큼지막한 봉투에 압축해서 넣었다. 부피가 확 줄어드니 장롱 한 칸이 비었다. 이불 하나 바꿨을 뿐인데 방 공기까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덮고 누우니 확실히 달랐다. 살에 닿는 면이 서늘해서 뒤척임이 줄었다. 한밤중에 더워서 깨는 일 없이 아침까지 쭉 잤더니, 다음 날 몸이 개운했다. 솜이불 덮고 잘 땐 새벽마다 발로 이불을 걷어차곤 했는데 그런 일도 없었다.

    이불 하나 바꾼 게 뭐 대수냐 싶었는데, 잠자리가 편해지니 하루 컨디션이 달라졌다. 진작 꺼낼걸 그랬다. 더 더워지기 전에 베갯잇도 시원한 걸로 바꿔야겠다.

  • 녹슨 자전거 체인에 직접 기름칠을 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꺼내 타려는데 페달을 밟을 때마다 끼익끼익 소리가 났다. 들여다보니 체인에 불그스름하게 녹이 슬어 있었다. 겨우내 베란다에 세워두고 한 번도 안 닦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자전거포에 맡길까 하다가 별것 아닌 것 같아서 직접 해보기로 했다. 집에 굴러다니던 윤활유랑 안 쓰는 칫솔, 헝겊 몇 장을 챙겨 베란다에 신문지를 깔고 자전거를 뒤집어 세웠다.

    먼저 마른 헝겊으로 체인을 한 바퀴 쭉 닦았다. 검은 때가 묻어 나오는데 끝이 없었다. 페달을 천천히 돌려가며 칫솔로 마디 사이사이를 문지르니 녹가루랑 묵은 기름이 함께 일어났다. 손은 금세 새까매졌다.

    어느 정도 닦인 뒤에 윤활유를 발랐다. 한 마디씩 톡톡 떨어뜨리면서 페달을 돌려 골고루 스며들게 했다. 욕심내서 너무 많이 뿌렸더니 줄줄 흘러서, 마지막에 마른 헝겊으로 겉에 남은 기름을 닦아냈다.

    다 하고 페달을 돌려보니 그 거슬리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손으로 돌려도 스르륵 부드럽게 도는 게 기분이 좋았다. 동네 한 바퀴 타보니 확실히 페달이 한결 가벼웠다.

    손에 기름때 묻히는 게 좀 귀찮긴 해도, 자전거포 갈 일을 십 분 만에 끝낸 셈이라 뿌듯했다. 다음엔 녹슬기 전에 미리미리 기름칠을 해둬야겠다고 또 마음만 먹었다.

  • 집에서 콩국수를 처음으로 만들어 먹었다

    더워지니 입맛이 뚝 떨어져서 시원한 게 자꾸 당겼다. 콩국수가 먹고 싶었는데 사 먹자니 한 그릇 값이 만만치 않아서, 이참에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콩만 잘 갈면 되겠지 싶은 단순한 생각이었다.

    전날 밤 흰콩 한 줌을 물에 불려뒀다. 아침에 보니 두 배는 통통하게 불어 있었다. 냄비에 넣고 십 분 정도 삶았는데, 너무 오래 삶으면 비린내가 난다는 말이 있어서 시간을 재가며 적당히 건졌다.

    삶은 콩을 찬물에 헹궈 껍질을 살살 벗겼다. 이게 은근히 손이 많이 갔다. 다 벗기긴 귀찮아서 절반쯤 벗기고 나머지는 그냥 믹서에 넣었다.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한참을 갈았더니 제법 곱고 뽀얀 국물이 됐다.

    간은 소금으로만 했다. 처음엔 싱거운가 싶었는데 면을 말고 나니 딱 맞았다. 소면을 삶아 찬물에 빡빡 헹궈 그릇에 담고, 차게 식힌 콩국물을 부었다. 위에 오이채를 얹으니 그럴듯해 보였다.

    한 입 먹어보니 고소함이 진했다. 가게에서 파는 것처럼 매끈하진 않고 콩 알갱이가 약간 씹혔는데, 그게 오히려 직접 갈았다는 증거 같아서 좋았다. 얼음 몇 개 띄우니 끝까지 시원했다.

    생각보다 손은 갔지만 두 그릇이 나왔으니 사 먹는 것보단 훨씬 남았다. 다음엔 콩을 좀 더 넉넉히 불려서 국물을 진하게 해봐야겠다. 여름 내 몇 번은 더 해 먹을 것 같다.

  • 주말마다 동네 골목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주말마다 집에만 있다 보니 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게 아까웠다. 멀리 나가긴 귀찮고, 그렇다고 누워만 있긴 싫어서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를 꺼내 들고 동네 골목을 무작정 걸어보기로 했다.

    늘 차 타고 휙 지나치던 길을 천천히 걸으니 안 보이던 게 보였다. 담벼락에 누가 심었는지 모를 채송화가 줄지어 피어 있고, 오래된 철문엔 페인트가 벗겨져 묘한 무늬가 생겨 있었다. 그런 걸 하나씩 카메라에 담았다.

    처음엔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들었다. 눈으로 본 느낌이 화면에선 밋밋하게 나왔다. 그래도 며칠 다니다 보니 빛이 비스듬히 드는 아침 무렵이 제일 예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를 노려 같은 골목을 다시 찾기도 했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작은 분식집 간판이나, 길고양이가 앉아 있는 계단 같은 걸 한참 들여다보게 됐다. 누군가의 일상이 묻어 있는 풍경이 의외로 정겨웠다.

    집에 돌아와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옮겨 보는 것도 일과가 됐다. 잘 나온 건 몇 장 안 돼도, 그날의 날씨와 기분이 사진마다 묻어 있어 들춰보는 재미가 있었다. 굳이 어디로 떠나지 않아도 충분했다.

    몇 주째 같은 동네를 돌고 있는데도 갈 때마다 새로운 게 눈에 띈다. 거창한 출사도 아니고 그냥 산책에 카메라 하나 더한 것뿐인데, 주말이 한결 알차게 느껴진다. 다음 주엔 옆 동네까지 가볼 생각이다.

  • 동네 수영장에 큰맘 먹고 등록했다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기만 하다가, 무릎이 안 좋아 걷기도 부담스럽다는 말을 듣고 결국 동네 수영장을 떠올렸다. 물속에선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길래, 며칠 고민하다 큰맘 먹고 한 달 끊었다.

    등록하러 갔더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새벽반은 자리가 없어서 오전 늦은 시간으로 겨우 넣었다. 수영모랑 물안경은 매점에서 바로 샀는데, 수경이 자꾸 김 서린다는 직원 말에 김 서림 방지액까지 같이 챙겼다.

    첫날은 사실 좀 민망했다. 몇십 년 만에 들어간 물이라 발이 닿는 얕은 쪽에서만 첨벙댔다. 옆 레인에선 다들 쭉쭉 나가는데 나만 벽을 잡고 숨을 골랐다. 그래도 물에 몸을 담그고 천천히 걸으니 그 자체로 시원하고 개운했다.

    며칠 나가다 보니 요령이 조금씩 생겼다. 숨을 참지 말고 물속에서 천천히 내뱉으라는 강사님 말을 듣고 따라 하니 한결 편했다. 발차기만 하며 레인 끝까지 가는 것도 처음엔 멀게 느껴졌는데 어느새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수영하고 나오면 그날 밤 잠이 푹 들었다. 평소엔 자다 깨다 했는데, 물에서 한참 움직이고 온 날은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졌다. 무릎도 걷기만큼 시큰거리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다.

    아직 자유형으로 한 바퀴를 못 도는 초보지만,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거창한 목표보다 그냥 물에 떠 있는 게 좋아서 가는 거니까,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는 중이다.

  • 매실 한 박스를 사서 매실청을 담갔다

    해마다 이맘때 마트에 청매실이 박스로 쌓이는 걸 보면서도 그냥 지나쳤는데, 올해는 충동적으로 한 박스를 집어 들었다. 매실청 담그는 게 어렵지 않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한 번쯤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집에 와서 매실을 큰 대야에 쏟아붓고 물에 담갔다. 한참 불린 다음 꼭지에 박힌 까만 부분을 이쑤시개로 하나하나 파냈는데, 양이 많다 보니 이게 제일 지루했다. 손끝이 얼얼할 때쯤 겨우 다 끝냈다.

    씻은 매실은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아 채반에 펼쳐 한참 말렸다. 물기가 남으면 곰팡이가 핀다는 말을 들어서 이 부분만큼은 꼼꼼히 했다. 그사이 유리병을 끓는 물에 소독하고 거꾸로 엎어 말려뒀다.

    비율은 매실과 설탕을 일대일로 맞췄다. 저울에 매실을 달고 같은 무게의 설탕을 준비했다. 병에 매실 한 켜, 설탕 한 켜를 번갈아 쌓고 맨 위는 설탕으로 도톰하게 덮었다. 이렇게 해야 매실이 공기에 안 닿는다고 했다.

    뚜껑을 닫아 햇빛 안 드는 싱크대 아래 넣어두고, 며칠에 한 번씩 병을 살살 흔들어 설탕을 녹였다. 일주일쯤 지나니 바닥에 맑은 액이 제법 고이고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면서 위로 떠올랐다.

    아직 마시려면 백 일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데, 병 안에서 색이 변해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름 끝물에 시원한 물에 타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 손은 많이 갔어도 또 담그고 싶어졌다.